적자 불어나는 한전… 3분기엔 요금 오를까

[머니S리포트 - 에너지 업계에 부는 尹 바람] ③ 전기요금 현실화 난망… 尹도 인상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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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에너지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수명연장을 꾀하고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할 방침이다. 전기요금은 한시적 동결을 추진한다. 윤 당선인의 에너지 정책에 원전업계는 반색하는 모습이지만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한전은 울상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 시점에 에너지 업계가 겪게 될 변화를 짚어봤다.
4월부터 전기요금이 ㎾h당 6.9원 올랐다. / 사진=뉴시스 권창회 기자
4월부터 전기요금이 ㎾h당 6.9원 올랐다. / 사진=뉴시스 권창회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윤석열이 그리는 에너지 정책 그림은?
② 시동 걸린 탈원전 폐기 드라이브… 수혜 기업은 어디?
③ 적자 불어나는 한전… 3분기엔 요금 오를까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면서 한국전력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연료비 인상분을 적극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올해 한전의 적자 규모가 최대 2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손실을 최소화 하려면 전기요금 현실화가 절실하지만 물가상승을 우려한 정부의 반대에 가로막힌 상황이다. 더욱이 5월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도 전기요금 인상에 부정적이어서 한전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가격 급등에도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h)당 6.9원 인상됐다. 지난해 12월 확정한 전력량 요금 인상분 4.9원과 기후환경요금 인상분 2원을 합한 가격이다. 가격 인상에 따라 이달부터 월평균 307㎾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경우 전기요금 부담은 한 달에 약 2120원(부가세 및 전력기반기금 제외) 늘어난다.

그나마 이번 전기요금 인상분은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하면서 인상폭을 최소화 한 것이다. 한전은 올해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33.8원으로 산정하고 분기별 조정상한을 적용해 ㎾h당 3원을 인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지만 정부는 물가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안정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동결을 통보했다. 원료 가격이 오르면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사실상 무력화된 셈이다.

문제는 에너지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치솟으면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3월 초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비축유 방출 등의 조치로 하락하긴 했지만 지난 4월11일 기준 90달러대 후반대로 여전히 고점을 형성하고 있다.

적자 불어나는 한전… 3분기엔 요금 오를까
4월부터 전기요금이 ㎾h당 6.9원 올랐다. / 사진=뉴시스 권창회 기자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크게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LNG 현물 수입가격은 지난 2월 기준 톤당 843.32달러로 전년동월(531.47달러)대비 58.68% 급증했다.

원유와 LNG 가격으로 발전단가가 뛰면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내는 도매가격인 SMP도 치솟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 SMP는 ㎾h당 197.32원으로 전년 동월(㎾h당 75.44)대비 2.6배 넘게 급등했다. SMP 급등은 한전의 연료비·전력구입비 증가 등으로 이어져 결국 적자 규모를 키우게 된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 기준 5조8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현실화 하지 못하면 한전의 영업손실 규모가 최대 20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커지는 적자 부담… 새 정부 묘책은


한전 부실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전기요금 현실화의 공은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로 넘어갔다. 하지만 새 정부에서도 전기요금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문재인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꼬집으며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전력의 적자와 부채가 쌓이자 책임을 회피하고 대선 이후로 가격 인상의 짐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을 했다”면서 “현 정부의 4월 전기요금 인상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4월 전기요금 인상은 현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서긴 했지만 윤 당선인이 요금 인상 자체를 강력하게 비판했던 만큼 새 정부에서도 인상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적자 불어나는 한전… 3분기엔 요금 오를까
4월부터 전기요금이 ㎾h당 6.9원 올랐다. / 사진=뉴시스 권창회 기자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연료비 변동 폭이 작으면 한전이 일정 부분 감당할 여력이 있겠지만 현재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연료비 변동 폭이 커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계속해서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연료비 연동제를 유명무실화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료비 반영을 지속적으로 연기시키는 건 사실상 ‘폭탄 돌리기’나 다름없다”며 “언젠가는 감수해야 할 비용 상승 부담을 현 단계에서 그냥 넘긴다고 해서 미래에 상황이 나아지거나 부담이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한전이 흑자를 냈을 때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전기요금 충당금 등으로 쌓아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적자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정부와 한전, 국민의 요금인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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