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경보호는 자영업자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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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경보호는 자영업자만 하나
4월부터 환경부의 일회용품 규제가 시작됐다. 전국 카페·음식점 매장 안에서는 일회용품을 쓸 수 없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수저·포크, 접시·용기,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사용이 금지됐다.

갑자기 시행된 정책은 아니다. 2018년 8월부터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감염 최소화를 위해 2020년 2월부터 한시적으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한 소비행태의 변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자 합성수지(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 폐기물(2019년 대비 2020년)은 플라스틱류 19%, 발포수지류 14%, 비닐류 9% 증가했다.

이후 올해 1월5일 한시적으로 허용한 식품접객업소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4월1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히자 업계 전반에는 혼란이 일었다. 고객이 매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매장 업주가 과태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일회용품 규제 유예 권고에 환경부는 처벌보다는 지도를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혼선은 가라앉지 않았다. 규제 기준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일회용 이쑤시개는 매장 내에서 사용할 수 없지만 출입구에서 제공하는 건 가능하다. 카페에서 완제품 납품 판매 음료 용기는 사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이나 유리병에 담긴 주스나 우유 등은 그대로 판매할 수 있다는 말이다. 컵의 경우 생분해성 소재여도 일회용이라면 규제가 적용돼 쓸 수 없다.

편의점과 PC방의 경우 조리식품을 판매하는 등 휴게음식업으로 등록돼 있는 경우 일회용품 규제가 적용된다. 치킨, 조각피자 등을 매장 내에서 조리해 제공할 경우 일회용 접시, 나무젓가락, 다회용이 아닌 수저·포크 등을 제공할 수 없다. 하지만 별도로 구매하면 사용할 수 있다.

컵라면, 도시락 등 식품접객업 영업 허가 없이 제공·판매·취식 가능한 제품은 일회용품을 써도 된다. 같은 공간에서도 어떤 상품을 사느냐에 따라 일회용품을 써도 되고 안 되고가 달라진다.

현장에선 어려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런 복잡한 기준을 고객에게 설명하는 것도 일인데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회용품 규제까지 겹쳐졌기 때문이다. 일회용품 제한도 결국 돈이 연관되는 문제인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아직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했어야 했냐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환경 보호를 자영업자에게만 떠넘긴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급격히 늘어난 포장재 쓰레기 등에 대한 규제는 미미하다는 점에서다.

환경부는 인수위의 한 마디에 갑작스러운 처벌 유예를 결정하며 규제 도입이 시기상조임을 인정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관련 정책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나 그 규제를 받아들일 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했다.

 

연희진
연희진 toyo@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유통팀 연희진입니다. 성실하고 꼼꼼하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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