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웹젠 파업 사태로 드러난 '평균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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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보기술(IT) 업계가 노사문제로 시끌시끌하다. 국내 중견 게임사 웹젠 노동조합이 파업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만일 노조가 파업을 실행하면 노사 임금 협상 결렬에서 야기된 국내 게임업계 최초의 사례가 된다.

웹젠 노조는 지난해 12월 진행된 임금교섭에서 일괄적으로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평균 10%(약 710만원) 인상과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 방식을 굽히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노조는 3월 평균 16% 연봉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이라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평균 10% 인상과 평가 B등급 이상 직원만 200만원 지급을 제안했다.

결국 4월 7~8일 이틀간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에 조합원 92.8%가 참여하고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는 결과를 얻어 파업을 결정했다. 다른 IT 업체 노조들도 동참하기로 하면서 이번 파업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업계 노조가 한자리에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웹젠 노사 갈등의 중심에는 일방통보식 연봉협상과 임원진에게 집중된 성과급 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연봉 협상 및 인상 과정에 나타났던 '평균의 함정'이 핵심이다. 소수의 임직원이 고액 연봉을 받아 평균을 높였다는 것이다. 노조는 "단순히 처우에 불만을 품어 일어난 이슈가 아니라 폭발적 성공을 보여준 게임업계에서 깜깜이 연봉 협상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라며 "웹젠 평균 연봉이 7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평균 연봉은 5000만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수 임원들에게 집중된 성과급 시스템은 웹젠을 비롯한 관련 업계에 전반에 퍼져있는 문제다. IT업계의 평균 연봉이 높아 보이지만 임원들의 몫을 걷어내면 일반 직원들이 가져가는 금액은 크지 않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미등기 임원 119명의 평균 연봉은 4억원대로 일반 직원의 3배가 넘는다.

업계 곳곳에선 '실상은 소수만 성과를 독식한다'는 불만을 쏟아냈었다. 소수 임원에 파격적인 처우를 제공하는 IT 업계의 '상후하박' 구조는 수 십 년간 만연했다. 지금 당장 많은 연봉을 줄 수는 없지만 성과를 내면 보상한다는 방침, 기존에 잘 다니던 회사에서 이직해 리스크에 놓이는 직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체계라고 인식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이 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노동자에게 임금은 생활에 직접 관계되어 있기에 가장 민감하다. 임금 수준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시절에선 미래를 위해 견딜 수 있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뒤에는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다.

노사 문제는 결국 소통의 문제다. 경영진과 조직이 직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해 주지 않을 때 생긴다.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이 많을수록 회사는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 그들마저 입을 다물고 이직하면 회사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회사에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애정이 없다면 굳이 회사에 남아서 조직의 발전 방향과 변화를 위해 싸우겠는가.

회사의 발전은 묵묵히 수고 하는 직원들이 있어 가능하다. 소수 임원만 성과를 독식하는 조직이 과연 건강할까. 정당하고 공정한 성과 분배만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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