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안은재 기자 = "저희는 0.3%만 넘으면 생존할 거라 생각했어요."

SBS 플러스·ENA 플레이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초반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다. 시청률 0.3%만 넘기자는 목표로 시작됐던 예능이었지만, 이젠 SBS 플러스, ENA 플레이 양사의 역대 최고 시청률 성적을 경신한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두 방송사 통합 시청률은 평균 3%대(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 기준)로, 20~40대 시청자들이 체감하는 화제성은 시청률 수치보다 높다.

'나는 솔로'는 지난해 7월 첫 방송을 시작해 어느덧 8기와의 방송을 앞두고 있다. 지난 11일 마무리된 7기 편에서는 또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극적인 러브스토리가 주목받았다. 40대 미혼 남녀들의 최종 선택에서 처음으로 단 한 커플도 성사되지 못했지만, 방송 출연 두달 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출연자 영호와 순자, 경수와 정숙이 커플이 됐다.

최근 뉴스1과 만난 남규홍 PD는 40대 출연자들과의 방송을 마무리한 소감에 대해 "7기가 애틋하다"면서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분들은 가치관이나 생각을 잘 안 바꾸는데 순자가 저렇게 바꾼 것도 대단했다"고 털어놨다. 커플이 맺어지는 최종 선택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도 말했지만, "두 달 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져 신기했다"는 고백도 전했다.

남규홍 PD는 '짝' '스트레인저'에 이어 '나는 솔로'까지, 연애 프로그램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그는 지난해 예능 흐름을 주도했던 일반인 데이팅 프로그램들 사이 '나는 솔로'가 롱런 중인 비결에 대해 "시즌제가 아닌 정규 방송의 힘"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성품이 아닌, 사람이 만든 것 같은 정이 간다"며 "피와 땀으로 한땀 한땀 만들어진 노동집약적인 프로그램"이라고도 했다.

남 PD의 분석처럼 '나는 솔로'가 이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기성품 같지 않은, 일반인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날것의 리얼리티가 주는 공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때때로 눈물과 함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출연자들에 시청자들이 이입할 수 있는 이유 또한 "인생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라는 남 PD의 설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총 네 커플까지 결혼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더 있을까. 남규홍 PD를 만나 '나는 솔로'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7기 옥순이 39세인데 40대 특집에 캐스팅된 이유가 궁금하다.

▶결혼 적령기엔 나이가 큰 문제가 아니다. 그 친구가 빠른 연생이라 여자 중에서는 7기 정숙과 생일이 몇 달 차이밖에 안 난다. 숫자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그런 걸출한 분이 짝을 찾고 싶다고 하는데 (나중을 위해) 아끼면 안 된다. 빨리 (짝을) 찾아드려야 한다.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나는 솔로' 후기가 가장 핫했다. 7기를 보면서 "결혼 장려 방송"이라거나 "국가에서 제작비를 지원해줘야 한다" 혹은 "빨리 짝을 찾아야겠다"는 반응도 있더라. 제작진도 이런 반응을 알고 있는지.

▶방송을 보면 아무래도 가장 꽃다운 나이에 (시집·장가를) 가는 게 가장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해야겠다는 의도로 만들진 않았다.

-'나는 솔로' 본 방송 이후 진행하는 유튜브 라이브를 보면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질문을 한다는 생각이다.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꼼꼼히 보는 편인지.

▶작가들이 (유튜브 댓글을 보고) 질문을 뽑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응이나 여론은 제작진 귀에 다 들려온다. 7기 영철이 (옥순과의 데이트에서) "사랑해"라고 외치는 바람에 영철이 화제라고 한다.(웃음)

-7기 방송 이후 많은 유튜브 콘텐츠가 있었는데 광수와 관련한 콘텐츠도 많더라.

▶7기에서 광수가 화제가 됐다. 통상적으로 남녀 역할이 바뀐 것처럼 비쳐서 그걸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방송을 가졌다. 아버지 차를 갖고 오다 보니 운전이 서툴러서 영숙씨가 운전을 대신했다. 광수씨는 워낙 합리적인 분이다. 그런데 일부만 보고 광수씨를 해석하다 보면 여론전에 휘말릴 수 있겠더라. 담백하고 쿨한 사람인데 안타깝다.

-이번 7기 편에서 MC 중에서는 데프콘씨가 하드캐리 했다는 반응이 있다. '사이다 멘트'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데프콘씨의 감정을 풍부하게 살린 부분도 있었는데 안타깝게 삭제된 부분도 있다. 데프콘씨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판을 읽고 '이번 주인공은 순자다'라고 짚었고 순자씨를 적극적으로 응원하면서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순자씨가 굉장히 솔직하고 정확하게 자기를 표현해준 사람이다. 처음부터 순자씨가 많이 나오기도 했는데 데프콘씨는 방송을 아니까 바로 '순자가 메인 주인공이다'라고 알아채더라. 판세를 정확히 알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런 능력이 탁월하다.

-많은 출연 요청 중에서 진정성 있는 출연자를 가려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홍보 목적이 있는 출연자들을 배제하기 어려울 텐데 비결이 있나. 이번 기수에서 변호사로 소개됐던 영숙도 홍보 목적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됐던 출연자였나.

▶사실 전문직인 사람들은 웬만하면 다 홍보 목적이 있다. 저도 홍보를 위해서 인터뷰하고 있지 않나.(웃음) '나는 솔로'를 위해서 인터뷰하는 것도 있지만 개인을 위해서 인터뷰하는 것도 있다. 전문직들은 자기 노력으로 이룬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은 각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한 직업적인 특성이나 캐릭터가 크게 작동을 많이 한다. 그래서 이런 (홍보 가능성) 부분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반대로 대기업 사원은 홍보가 배제됐다고 하는데 그분들은 다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한다. 그렇게 배제하면 홍보 목적이 아닌 사람은 공무원뿐인가 싶다.

-그럼에도 그런 목적을 지닌 출연자들을 배제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홍보 목적은) 상식선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모델이나 리포터 지망생들, 배우들은 노골적인 홍보 목적이 있을 수밖에 없고 어떻게 보면 짝을 찾는 게 후순위다. 나이가 꽉 찬 모델이 와도 후순위더라. 배우나 연기자와 같은 케이스들은 배제하고 전문직이든 어느 정도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분들은 홍보 목적이 숨겨져 있다고 하더라도 출연시킨다. 와서 진정성 있게 해주면 양쪽 모두 홍보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짝'에서부터 '스트레인저' '나는 솔로'까지 커플 매칭 프로그램을 오래 해왔다. 과거와 현재 달라진 점이 있는지.

▶'짝'과 '나는 솔로' 간극이 9~10년이다. 10년 사이에 여성 파워가 달라졌다. 과거엔 남성들이 결정이 빨라졌는데 요즘엔 소극적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남성들의 적극적인 프러포즈나 이벤트가 난무했는데 요즘은 젠틀해졌다. 또 오히려 여성이 더 적극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남자와 여자의 성 관념이 비슷해졌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여성들이 조건도 덜 보는 것 같더라. 예전에는 직업이든 기타 배경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면 요즘은 각자 자기 일을 하기 때문에 일보다는 사람 매력, 성격이든 다른 면을 많이 보는 것 같다.

<【N인터뷰】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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