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BBC·CNBC 등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 절반 이상이 이날부터 공항과 기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해제한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있는 마스크 표지판. /사진=로이터

16일(현지시간) BBC·CNBC 등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EU의 27개 회원국 중 15개국이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대중교통 이용객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 완화에 따라 이날부터 공항과 비행기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EU 회원국 중 벨기에·프랑스·덴마크·아일랜드·그리스·스웨덴·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라트비아·루마니아·불가리아·크로아티아 등 15개국이 항공기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을 해제했다. BBC는 "16일부터 시행되는 EU의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는 유럽 전역의 대중교통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 변경과 일치한다"며 프랑스는 비행기 이외 기차,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 수단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독일·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오스트리아·키프로스·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 몰타·네덜란드·룩셈부르크 등 12개국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는 다음달 15일까지 모든 대중교통 수단 이용자들이 바이러스 방어 기능이 강한 '고성능 의료용 마스크'(FFP2)를 착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바이러스 차단율 94%에 달하는 고성능 의료용 마스크인 FFP2는 한국의 KF94에 해당한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와 EASA는 이날 공항과 기내에서 의료용 마스크(FFP2)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새로운 방역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ECDC와 EASA는 '면역 취약계층'의 FFP2 마스크 착용 규정을 유지했고 승객들이 가능한 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EASA는 성명에서 "새로운 지침은 현재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자연적으로 획득된 면역력 수준 그리고 점점 더 여러 유럽 국가가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해제하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패트릭 키 EASA 청장은 "우리가 보건 안전 규정을 완화할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항공 여행 정상화에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승객들은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주변 사람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며 "기침 등을 하는 승객은 옆자리 승객을 안심시키기 위해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는 아니지만 만약 기침 등 코로나19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다른 승객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ASA의 마스크 해제 조치에도 항공사 방침에 따라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이 요구될 수 있다. CNBC는 "만약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국가를 오가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항공사의 방침에 따라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며 해외여행을 계획한 승객들이 국가별과 항공사별 마스크 착용 관련 규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영국과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을 해제한 상태로 현재 두 국가로 향하는 모든 비행기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