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 짓는다. 사진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첫 조찬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장동규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 회의에서 첫 의사봉을 잡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무게가 기울고 있다.

특히 그는 최근 한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도 내비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지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달과 오는 7월과 8월에도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올 6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지 않는 만큼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4차례 연속 금리 인상으로 이는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금융권에선 현재 1.5%인 기준금리가 올 8월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0.5%였던 기준금리가 1년여만에 2%포인트 급등하는 셈이다.

이처럼 한국은행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것은 소비자물가 급등 영향이 크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의 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2%로 내다봤다. 이는 KDI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1.7%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창용 총재의 빅스텝 발언에 쏠린 눈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빅스텝' 발언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앞으로 '빅스텝'(한번에 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며 "앞으로 물가가 그것(빅스텝)을 고려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를 종합적으로 잘 보면서 판단할 시점이라서 5월 금통위 상황을 보고 7, 8월 물가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빅스텝에 나설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던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한국은행이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지난 4월에 이어 오는 5월과 7월까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연구원은 "한은 총재의 '빅스텝' 가능성 언급과 인플레이션을 현실적으로 해석해보면 실제 빅스텝이 실현되기보다 회의마다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은 향후 2~3차례 추가 빅스텝을 예고해 조만간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면 원화약세·달러강세가 이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물가상승률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분명하고 확실히 내려가는 것을 볼 때까지 우리는 계속 (금리 인상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돼 1.75%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까지 매번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