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황기' 돌아선 증권사 퇴직연금 … '쥐꼬리' 수익률

[머니S리포트-깡통연금? 퇴직연금 활용법] ① 하반기 '디폴트옵션' 도입… 수익률 개선 기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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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미국의 긴축 가속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증시 불황이 이어지자 퇴직연금 수익률도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증시 호황기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증권사 주식형 상품(실적배당형 상품) 퇴직연금 수익률은 올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곳도 나타났다. 다만 주식형 상품 투자를 늘리면 수익률 개선 효과가 뚜렷하다는 건 통계로 입증된다. 지난해 퇴직연금 중 원리금보장 상품의 수익률은 1.35%였지만 실적배당상품 수익률은 6.42%로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식형 펀드나 타깃데이트펀드(TDF)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오는 7월 도입되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역시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퇴직연금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대형 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의미의 'OCIO' 개념을 퇴직연금에 접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00조원 수준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이다. 하지만 DB형 95% 이상이 원리금보장형에 편중돼 1%대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면서 운용사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기업들을 겨냥해 잇달아 OCIO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 기사 게재 순서
① 변신하는 퇴직연금… 수익률은 천차만별
② MZ세대 TDF로 몰리는데… 수익률 증시따라 '출렁'
③ "TDF 비켜" 퇴직연금 시장 OCIO 뜬다


올 1분기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지난해 증시 호황을 등에 업고 타 금융업권과 비교해 월등한 수익률을 자랑하던 증권사 퇴직연금은 올들어 증시 부진과 함께 고꾸라진 모양새다. 증권업 특성상 원리금 비보장(실적배당형) 상품이 많은 탓에 증시 활황기 수익률이 치솟았지만 반대로 증시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증시 불황기… '쥐꼬리' 수익률로 돌아간 증권사 퇴직연금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14개 증권사의 개인형퇴직연금(IRP) 합계 평균 수익률은 1.28%로 집계됐다. 합계 평균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형과 비보장형(실적배당형) 수익률을 합한 수치다. 확정기여(DC)형과 확정급여(DB)형은 각각 0.41%과 1.24%로 나타났다.

IRP 원리금 보장형과 비보장형 평균 수익률을 나눠보면 각각 1.37%, -0.18%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25%의 평균 수익률을 보였던 IRP 비보장형은 올들어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1분기 17개 보험사 DC형과 IRP 평균 합계 수익률은 각각 1.52%, 1.04%로 집계됐다. 12개 국내 은행의 경우 DC형 평균 합계 수익률은 0.93%, IRP는 0.46%로 각각 나타났다.

IRP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원금보장형과 달리 국내외 리츠(REITs), 상장지수펀드(ETF)로 특정 지수나 업종, 종목, 테마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금보장은 안되지만 그만큼 수익률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다만 미국의 통화 긴축,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증시 불확성이 커지자 퇴직연금 운용에 적극적인 증권사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국내·외를 막론하고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IRP의 경쟁력은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증시가 개선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전쟁과 코로나19확산의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하반기 코스피 흐름은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퇴직연금 상품 자체가 장기 투자 목적으로 설계된 만큼 장기 수익률을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은 장기 상품인 만큼 운영 성과도 길게 봐야 한다"며 "실적배당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어서 단기적으론 저조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기대 수익률이 반영돼 더 높은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디폴트옵션 달고 수익률 '훨훨'… IRP 전성시대 올까


증시 불황 속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올 하반기 도입되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를 통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DC형과 IRP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은 7월12일부터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이 시행되면 DC형과 IRP 투자는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퇴직연금의 운용 방법을 지정하지 못하면 사전에 지정해둔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알아서 운용하는 제도다. 잠자는 퇴직연금을 깨워 장기 수익률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근로자들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연금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미국에선 디폴트옵션을 통해 연 평균 6~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운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00조원에 달하지만 평균 수익률은 한 해 전보다 0.58%포인트 감소한 2.00%에 그쳤다.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은 퇴직연금 적립금의 약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어서다. 퇴직연금은 '노후 대비' 자산으로 원금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현재 퇴직연금 86%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집중돼 있다. 펀드, ETF와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된 연금은 13.6%에 불과하다.

지난해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같은 해 국민연금의 수익률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10.7%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경우 퇴직연금과 달리 국내외 주식·채권, 대체자산 등에 자산배분을 한다.

퇴직연금 상품별로도 수익률에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의 수익률은 1.35%에 그쳤다.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6.42%로 원리금 보장상품보다 5배 높았다.

송홍선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은 수익률 제고를 위한 장기투자와 자산배분을 제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며 "디폴트옵션의 도입 취지와 자산배분, 분산투자 등 연금자산 운용의 기본 개념과 중요성을 가입자 금융교육 과정의 필수 사항으로 포함시키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운
이지운 lee1019@mt.co.kr

머니S 증권팀 이지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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