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확대·전략자산 전개 공식화… '국방FTA' 추진도 성과

"美, 가용한 모든 범주 역량 사용… 확장억제 공약 확인"
"EDSCG 빠른 시일 내 재가동"… 조만간 후속협의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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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2.5.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2.5.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가 21일 연합 군사훈련 확대와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수시 전개를 공식화했다. 이날 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을 통해서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 한미동맹이 더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갖추겠단 의지를 담은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달부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화된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을 고려해 양 정상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연습 및 훈련 범위·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미훈련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시기 남북 및 북미대화 과정에서 '북한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미명 아래 줄줄이 연기·취소 또는 축소됐다.

그 결과 한미 양국 군이 참여하는 연례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 '독수리 연습'(FE)은 2019년 이후 종료됐다. 현재 한미 양국 군의 연합 FTX는 대대급 이하 소규모로만 연중 분산 실시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20년 이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을 이유로 축소된 훈련마저 '정상화'으로 시행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미 연합 FTX 확대를 공약했고, 미국 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온 상황. 북한이 2019년 10월 스웨덴에서 진행된 실무협상 결렬과 함께 미국과의 가시적 접촉이 끊긴 상황에서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온 만큼 그 대응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올 들어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마저 4년여 만에 재개했다.

한미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연합훈련 확대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당장 올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부터 2018년 이전 수준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대급 이상 연합 FTX도 병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군 당국은 향후 연합훈련 계획에 대한 후속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미 당국은 또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2018년 이후 사실상 중단했던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조만간 재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공동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해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을 사용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했다"며 "양 정상은 가장 빠른 시일 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EDSCG는 박근혜 정부 시절 출범한 한미 외교·안보당국의 차관급 협의체다. 그러나 이 협의체 또한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 들어 가동이 중단됐다. 북한의 반발이 가장 큰 이유였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DSCG가 본격 재활성화되면 한미 당국은 이를 통해 북한의 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이에 포함될 전망이다.

한반도 전개가 예상되는 미군 전략자산으론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B-1B '랜서', B-2 '스피릿' 등 공군 폭격기가 우선 거론된다.

북한군이 대공망으로 포착·공격하기 어려운 F-35 '라이트닝2'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한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과 사거리 2500㎞에 이르는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 또한 북한의 위협·도발시 한반도 전개 가능성이 큰 미군 자산들이다.

윤 대통령은 "과거의 '확장 억제'라고 하면 '핵우산'만 얘기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뿐만 아니라 전투기·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에 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논의했다"며 "앞으로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 구체적인 협의를 계속 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 전략자산의 '수시' 배치만으론 한미 간 대북 확장억제력의 직접적 증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미 전략자산 전개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론 순환배치나 주둔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상시 배치하려면 미군 병력의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미군 당국이 작년 11월 확정한 '해외 주둔 미군 배치 재검토'(GPR) 결과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추후 각종 회의·협의를 통해 미국의 정책 변화를 요청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EDSCG 재가동이 기존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한미군사위원회회의(MCM),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 등 고위급 협의와 더불어 한미 간 대북 확장억제에 관한 '빈틈 없는' 전략적 소통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한미는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우주·사이버 등 보다 포괄적 분야에서의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양국은 북한의 다양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에 관한 실무 후속협의에도 곧 착수할 계획이다.

이날 한미정상회담의 또 다른 '성과'로는 국방상호조달협정 논의 개시가 꼽힌다. '국방부문의 자유무역협정(FTA)'라고 불리는 이 협정이 한미 간에 체결되면 우리 방위산업체가 미군에 무기를 수출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미국은 현재 영국·호주·독일·일본 등 주요 우방국을 포함한 28개국과 국방상호조달협정을 맺고 있다. 국가별 협정 내용엔 다소 차이가 있으나, 그 목적은 미국과 동맹 간 표준화·상호운용성 증진, 국방협력 활성화에 있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정책연구용역, 각계 간담회,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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