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의 도전⑮] 북한·올여름 재유행…윤석열표 '과학방역' 첫 시험대

북한 유행 심각…7일 격리의무 4주 연장, 보수적 접근
"과학방역 공기청정기 설치보다 숫자로 목표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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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갈 제20대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가 5월 10일 마침내 출항했다. <뉴스1>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이번 정부가 처한 나라 안팎의 현실을 '도전 요인'이라는 측면에서 다양하게 조명해 보려고 한다. 정치적으로는 '여소야대'가 윤석열 정부의 성패를 가를 가장 핵심적인 위협으로 부상했고, 경제적으로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경제'가 정책적 선택지를 옥죄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청년층 젠더 갈등의 폭발을 비롯한 '갈등의 일상화' 시대가 펼쳐져 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 행보에 서방세계가 맞서는 '신냉전' 격랑이 한창이다. 항해 시작부터 험난한 삼각파도와 암초를 상대해야 하는 윤석열 정부가 정치·사회·경제·국제 등 다방면에서 고개를 내미는 도전들 앞에서 성공적인 응전을 펼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5.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5.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새 정부는 코로나19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책무가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언제든 재유행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방역당국은 그 시점을 올여름으로 지목하고 있다.

◇북한 유열자 200만명 훌쩍…새 변이 출현 등 위험

당장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북한은 물리적으로 분단된 곳이지만, 북녘 동포들이 무차별적으로 감염돼 위중증 및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북한 당국은 2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발열 등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57만9390여명, 나머지 유열자(有熱者·발열자) 206만7270여명은 코로나19가 완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는 물론 신속항원검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북한 당국이 발표한 통계를 100% 신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우리 정부는 백신 등을 지원할 의사가 있지만, 북한 측이 먼저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까지 북한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00명 미만이지만, 직·간접적인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북한 내 유행) 정점이 39만여명이었던 날이 맞는 것 같다"면서도 "열을 기준으로 감염자를 집계해 실제로는 발표보다 2~3배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어려울수록 더욱 뜨거운 덕과 정이 흘러넘치는 이 땅에 이겨내지 못할 곡경, 뚫지 못할 난관이 있을 수 없다"며 방역대전 속 주민들의 '덕과 정'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인수위부터 강조한 과학방역…방역 고삐 바짝 죈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시절부터 줄곧 과학방역을 강조했다. 그동안 축적한 방역 데이터를 추출해 정책 설계에 활용하겠다는 게 현 정부가 강조하는 '과학방역'의 뼈대다.

방역 정책을 이끌고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을 모두 의사 출신으로 지명 또는 임명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관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 질병관리청장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한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다.

방역 정책은 당분간 고삐를 죄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수위는 실외 마스크 해제를 반대한 이력이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7일간 격리 의무 해제를 4주일 연기한 뒤 6월 20일 재평가를 진행한다.

확진자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 오는 6월에는 신규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코로나19 안착기 전환 시점을 최소 한 달 늦춘 것이다. 전임 정부보다 방역 정책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재유행 임박…가을·겨울 유행 대비책은

방역당국은 올여름부터 코로나19가 재유행을 시작해 9~10월쯤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다수 국민이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3차 접종'을 맞아 면역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김헌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1부본부장도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를 유지하는 전제하에서도 면역 감소 효과에 따라 올여름부터 재유행이 시작해 9~10월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해제한 경우에는 감소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6~7월 반등할 수 있다"며 "격리 준수율이 50%일 경우 1.7배, 전혀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확진자가 최대 4.5배 이상 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 예상대로 유행이 전개된다면 가을부터 다시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만 60세 미만을 대상으로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세한 내용은 올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민 3명 중 2명은 아직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고, 새 변이 전파력이 갈수록 강력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큰 유행이 올 경우 윤석열 정부 방역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전문가들 "방역 수장에게 큰 권한 줘야" 한목소리

방역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정책 누수를 겪지 않으려면 방역 사령탑에게 권한을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청이 방역을 이끌어 가야 하지만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종속돼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질병청장에게 방역 전권을 주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방역 정책을 바꿀 게 있으면 새 정부 출범 초기에 다 바꿔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며 "백경란 청장이 질병청 국·과장이 아니라 진정한 청장이 되도록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강조하는 과학방역 실체가 모호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정부가 강조하는 과학방역 선언이 오히려 더 정치방역으로 비친다"며 "기존 방역정책과 비교해 어떤 부분이 그동안 비과학적이었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방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큰 그림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과학방역 중 하나로 공기청정기가 얘기되고 있는데, 지엽적인 부분"이라며 "어떤 목표를 가지고 방역 정책을 설계하고 연구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학방역이란 방역 목표와 세세한 계획을 숫자로 제시하고 이행률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며 "말보다는 숫자를 제시하고 검증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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