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참여한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김정태 당시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해 이를 막아줬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남욱 변호사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남 변호사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검찰이 "증인은 김만배로부터 곽상도가 김정태 당시 하나은행 회장에게 직접 얘기해서 해결했다고 들은게 맞나"라고 물었고 남 변호사는 "맞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가 당시 "큰일날 뻔했다"며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컨소시엄을) 제안해서 (우리) 컨소시엄이 깨질뻔했는데 상도 형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전화해서 막아줘 선정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김씨가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김씨의 사무실에서 모였을 때 이같은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호반건설이 하나은행 측에 함께 컨소시엄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기존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무산될 가능성이 생겼으나 곽 전 의원이 이를 막아줬다는 취지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성남의뜰 컨소시엄 무산을 막아주고 대가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명목 약 50억원(실수령 약 25억원)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또 남 변호사는 김씨로부터 수차례 곽 전 의원이 50억 지급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 아들이 6~7년 일했다고 50억원을 받아 가면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 돈을 지급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남 변호사는 2021년 9월쯤에 김씨로부터 "상도형한테는 아들내미 줬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반대신문에서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50억원이 성남의뜰 컨소시엄 무산을 막아준 대가라고 김씨로부터 들은적이 있는지를 물었으나 남 변호사는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이어 "김씨가 50억원 얘기를 했지만, 하나은행 컨소시엄과 연관해서 얘기하지는 않은 것인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네"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김상열 회장도 김정태 당시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하자고 제안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씨 역시 곽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고 비슷한 취지의 발언은 '허언'이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곽 전 의원은 직접 발언권을 얻어 "혹시 제가 김만배나 증인이나 누구한테 돈을 달라고 얘기를 했나"라고 물었고 남 변호사는 "없다"면서 "변호사 비용을 달라고 한 것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재차 "그 비용을 받고 나서 제가 대장동 관련된 연락을 한 게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남 변호사는 "전혀 직접적인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김만배로부터 컨소시엄 얘기를 들은 게 전부"라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지금도 구속돼 앉아서 생각해도 사업에 관여한 내용이 없고 관련된 게 하나도 없다"며 "억울하기 짝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증인과 피고인들 간에 무슨 얘기를 어떻게 했는지 저로서는 알 길도 없고 지금 구속돼 있으니 답답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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