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임금피크제 무효 판단… 기업 인건비·소송 부담 증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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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대법원의 임금피크제 무효 판단으로 경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기업들이 몰려있는 서울 광화문네거리 모습. /사진=뉴스1
일정 연령이 지난 직원의 임금을 깎고 정년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가 현행법에 위반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앞으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해온 기업들의 임금 부담이 커지고 임금피크제 관련 노동자들의 소송이 잇따라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가 과거 재직했던 B연구원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26일 확정했다.

A씨는 임금피크제 도입 후 성과평가 최고등급을 받더라도 도입 전 아래 등급을 받을 때보다 임금이 적다며 임금피크제 도입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어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 4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전후해 원고에게 부여된 목표 수준이나 업무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별한 사정 없이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모든 임금피크제가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부정하는 판단을 내리면서 이를 도입한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016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300인 이상 기업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46.8%에 달한다. 해당 조사가 진행된 후 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K·현대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집단들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운영해오고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연공급제(호봉제) 위주인 대한민국 노동환경에서 연차가 쌓인 노동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인건비 상승을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는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2016년부터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되면서 기업들은 부담 완화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며 "이번 대법원 판단은 산업 현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법원 판단을 시작으로 노동자들의 잇따른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지금껏 임금피크제 폐지를 주장해 왔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이번 대법원 판단 이후 노동자들의) 줄소송 사태와 인력 경직성 삼화로 기업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임금피크제가 무효화되면 청년일자리, 중장년 고용불안 등 정년연장의 부작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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