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소송 예고 임금피크제, 핵심은?

[이슈포커스 - 勞風 직면한 산업계] ③ 제도 폐지 요구에 기업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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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서면서 산업계 전반에 물류 차질이 발생했다. 화물연대와 정부는 일몰제 연장에 합의했으나 노조가 주장한 일몰제 폐지는 이뤄지지 않아 추후 파업 재개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법원이 일부 임금피크제가 현행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단을 근거로 삭감된 임금을 받기 위해 줄소송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유가 상승 등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산업계가 직면한 노동 이슈에 대해 짚어봤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가 지난 6월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임금피크제 지침 폐기 및 노정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조수정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화물연대 총파업 일단락… 산업계, 나쁜 선례 우려
②화물연대가 주장한 '안전운임제' 실제 효과는?
③줄소송 예고 임금피크제, 핵심은?


임금피크제가 노사 리스크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삼은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단 이후 이를 폐지하라는 기업 노조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정부가 모든 임금피크제가 무효는 아니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는 등 집단행동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 임금피크제 폐지 요구 확산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조에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삼성전자 4개 노조가 참여 중인 공동교섭단(삼성전자사무직노조·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전국삼성전자노조)이 사측에 임금피크제 폐지와 보상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한 답변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에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만 55세를 기준으로 전년 임금 대비 10%씩 줄여나가는 방식이었지만 이후 임금피크제 적용 시기를 만 57세로 연장하고 임금 감소율을 5%로 낮췄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5월26일 대법원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근거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판결을 내린 것을 근거로 폐지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 외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엔지니어링 노조도 임금피크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등 삼성 계열사 내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사측과 임단협에 돌입한 현대자동차 노조도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올해 단체교섭에서 임금피크제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회가 회사를 상대로 임피제 무효 소송 준비에 나섰고 SK하이닉스는 사무직 노조가 임단협 사안에 임금피크제 폐지를 추가했다.

다른 기업 노조들 역시 임금피크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을 보장해 주는 대신 일정연령을 기점으로 단계적으로 임금을 줄여 나가는 제도다.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을 보호하고 기업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2003년 신용보증기금이 처음 도입한 이후 2015년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됐으며 일반 기업들도 상당수 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년제를 운영하는 사업체수는 34만7422개이며 이 가운데 22.0%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특히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의 52.0%가 제도를 운영 중이어서 폐지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도 임금피크제 폐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최근 산하조직에 '임금피크제 관련 대법원 판결 대응방향'이란 지침을 배포하고 이 제도로 피해를 입고 있는 조합원에 대한 법률자문과 소송지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모든 임금피크제의 무효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김종수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대법원은 ▲정년 60세 법 개정 전 도입 ▲정년연장 없이 임금만 삭감 ▲경영효율화 목적 ▲근로시간·업무조정 등의 미조치 등을 근거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기업들이 정년 60세 의무화에 따른 정년연장 대응조치로 일반적으로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이번 판결은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한정된 판결"이라며 "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해 소송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도 향후 소송에서 무효 판단을 받을 가능성은 열려있다. 김종수 변호사는 "정년연장을 위해 도입한 임금피크제도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 불이익 정도 등 대법원이 제시한 임금피크제 유효성 판단 기준에 맞지 않다면 무효화 될 우려가 있다"며 "목적이 임금삭감 또는 인력퇴출로 보여 질 경우에는 대법원 기준에 따라 무효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따라서 ▲직무 대비 임금 삭감 정도의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확보된 재원의 활용방안 ▲이직·퇴직 대비 교육 등을 검토해 노사분쟁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희 한국공학대 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주로 호봉급제를 사용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임금 연공성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저성장·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청년실업 문제와 함께 호봉급제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대두 되고 있어 근본적인 임금체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임금을 둘러싼 연령차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연공급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하기 위한 정책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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