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으로부터 中企 보호하라" 납품단가 연동제 시행될까

[머니S리포트 - 끝 모를 원자재 인플레, 尹정부 카드는] ③ 연내 시범 운영… 대기업의 국내 제품 기피 등 우려 사항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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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원자재 가격 인플레이션이 심화 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무역수지는 3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국내 물가는 끝 모를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반드시 국내 물가를 잡겠다며 유류세 인하를 확대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에 휘둘리는 한국의 현 상황을 짚어봤다.
정부가 올해 안에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 운영한다. 사진은 지난 4월11일 열린 중소기업 납품단가 제값받기 기자회견.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고삐 풀린 원자잿값에 속수무책… "백약이 무효"
②원자재 인플레發 전기요금 딜레마… 민간발전사에 책임 지우나
③"원자잿값으로부터 中企 보호하라" 납품단가 연동제 시행될까


정부와 국회가 중소기업계의 숙원인 납품단가 연동제 추진에 나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가격이 급등해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계는 정치권 움직임에 환영하는 모습이지만 일각에서는 납품단가 연동제 시행 후 대기업들이 해외 제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되레 국내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력 부족한 중소기업 돕자… 정치권, 납품단가 연동제 추진


정부는 지난 1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공정거래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납품단가 연동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올해 안에 제도를 시범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은 지난 17일 열린 '납품단가 연동제 태스크포스(TF) 대·중소기업 회의'에서 "지금껏 납품단가 연동제와 관련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공전만 해왔다"며 "중기부가 앞장서 상생의 문을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하도급 계약기간 중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 이를 반영해 원사업자가 납품단가를 인상해주는 제도다. 현재는 원자재가격 변동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도록 강제하는 제도가 없어 원자잿값 급등 시 중소기업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에 따르면 2021년 원자재가격은 전년보다 평균 47.6% 올랐으나 납품단가 상승률은 10.2%에 그쳤다. 이 영향으로 중소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7.0%에서 4.7%로 감소했다.

국회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에 발 벗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납품단가 연동제 내용을 담은 '하도급 공정거래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납품단가를 반영할 수 있는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하고 계약서에 연동 방법과 가격 기준 등을 명시하도록 규정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납품단가 연동제를 본격 논의하기 위해 6월28일 현장 간담회, 같은 달 30일 입법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오랜 기간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주장해왔던 중소기업계는 정치권 움직임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공개 후 논평을 통해 "납품단가 연동제 등 중소기업계 요청 사항이 다수 반영됐다"며 "이제는 기업 할 맛 나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제품 기피에 물가상승… 납품단가 연동제 부작용 우려


납품단가 연동제 시행 후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6월5일 서울 소재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시민 모습. /사진=뉴스1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가 급물살 탄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제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납품단가 연동제로 납품가가 오르면 대기업들이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 제품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국내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 중소기업이 피해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이 국내 제품을 이용하기 위해 소비자 가격에 납품단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지난 2일 발표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원자재가격이 10% 상승했을 때 이를 납품가격에 반영하면 국내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대기업 수요는 1.45% 감소하고 해외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는 1.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이 납품단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물가지수가 14%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조경엽 한경연 연구실장은 "상생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경쟁이 아닌 정부 보호와 대기업의 선의만 기대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으로부터 퇴출 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선도기업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쟁을 통한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추후 원자재가격 급등이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고착화 된 갑을관계에서 기존의 조정협의제도는 한계가 있다며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창석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합리적인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방안'을 발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대등한 협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기존 납품대금 조정협의제와 납품단가 연동제를 결합해 운영함으로써 산업생태계를 강건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한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기업들은 원가 상승압박이 있어도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대기업 입장에 맞춰 제품을 납품한다"며 "시장 지배력 우위를 이용한 '단가 후려치기'를 막겠다는 납품단가 연동제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원자재가격 상승이 그대로 물가에 반영되는 것은 우려 사항"이라며 "납품단가 연동제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기술혁신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지원해 원자재가격 상승이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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