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만 돈 빌리세요" 규제 풀어도 저연봉자 '대출절벽'

[머니S리포트-7월 금리 쓰나미, 더 센 놈이 온다②] LTV 80% 완화에도 DSR 40% 문턱에 막힌 저소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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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올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된다. 정부가 무주택자의 내집마련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80%까지 완화했지만 이마저도 고소득자만 수혜를 입는 정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DSR 규제 속 대출자들의 한도를 늘리기 위해 은행들은 40년 만기 주담대까지 출시했지만 총대출이자가 원금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이자가 폭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와 기업빚이 국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2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7월 대출 시장은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올 7월부터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는 대출자를 대상으로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전체 차주의 29.8%, 전체 대출의 77.2%가 DSR 규제를 받을 전망이다. 이에 정부가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80%로 완화해도 DSR 40%를 적용하면 상환 능력이 높은 고소득자만 정책 수혜를 입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저소득일수록 DSR 규제 타격을 크게 받아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든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금리 역습' 아파트 시세차익, 이자로 날린다
② "고소득자만 돈 빌리세요"… 규제 풀어도 저연봉자 '대출 절벽'
③ 5억 대출에 이자만 5.8억… '40년 주담대' 괜찮나

"LTV 80% 완화해도 서울 집값이 워낙 비싸 DSR 문턱에 걸림은 물론 고연봉자 아니면 서울에 있는 아파트 절대 못 사죠." (9년차 직장인 김모씨)

"LTV만 풀고 DSR은 풀지 않아 서민정책이라기보다 부자들 위한 정책으로 보여지네요. 소득 높은 사람만 대출받아 집 사라는 거죠." (부동산 온라인커뮤니티 이용자)

9년차 직장인 김모씨는 입사 이후 주식 투자 등 재테크와 함께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적금에 쏟아부어 3억원을 어렵사리 마련했지만 결국 내집마련을 포기했다. 9억원대 서울 아파트를 사기 위해 6억원을 은행에서 빌려야 하지만 생애최초 주택구매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혜택인 50%(4억5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아도 1억5000만원이 모자랄 뿐더러 총 대출한도가 4억원으로 제한돼서다.

그러던 중 금융위원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가계대출 관리방향 및 단계적 규제 정상화방안'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LTV 상한을 80%로 완화하고 대출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방안이 담겼지만 김씨는 이내 내집마련의 꿈을 접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3명 중 1명 적용되는 DSR에 대출한도 급감


한 시중은행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신용대출을 아예 받지 않은 상태에서 연 4.5%의 금리로 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DSR 40% 한도 안에서 김씨가 받을 수 있는 주담대 금액은 약 3억3000만원이다. 6억원의 필요자금 중 2억7000만원을 자비로 더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같은 조건으로 6억원 주담대를 받으려면 연소득이 약 910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씨는 "올해 물가 상승률만큼 연봉 인상을 했는데 연봉이 언제 9000만원을 넘길지 모르겠다"며 "이러다 영원히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DSR이란 소득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규제다. 대출자의 연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수치가 40%를 넘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비은행권은 DSR을 50%로 규제하고 있다. 올 7월부터 DSR 규제 대상이 총 대출액 2억원 초과에서 1억원 초과로 확대된다.

이에 상당수의 대출자들이 DSR 영향권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의 추산에 따르면 올 7월부터 전체 차주의 29.8%, 전체 대출의 77.2%가 DSR 규제를 받는다. 강민국(국민의힘·경남 진주시을) 의원실 따르면 전체 대출자는 1999만686명으로 이중 595만3694명이 DSR 영향을 받게 된다.



DSR 규제, 저소득자가 더 타격 받아


정부가 LTV를 80%로 완화하면서도 예정대로 DSR을 강화하는 대출 규제 엇박자를 내면서 LTV 확대가 실효성을 얻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상환 능력이 높은 고소득자만 정책 수혜를 입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저소득일수록 DSR 규제 타격을 크게 받아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금리 4.5%,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으로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연소득 8000만원인 경우 대출 한도가 약 5억3000만원까지 나오지만 연소득이 6000만원으로 줄면 약 4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연소득이 4000만원까지 낮아지면 대출 한도가 약 2억6000만원까지 줄어든다. 연소득 2000만원의 차이가 대출 한도 1억3000만~1억4000만원 차이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10개월동안 연소득 이내로 묶여있던 신용대출 한도가 올 7월부터 풀리면서 많게는 연소득의 2∼3배까지 받을 수 있지만 DSR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3억원의 주택담보대출(연 4.5%,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을 받은 상황에서 1년 만기 연 4%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한도가 연소득의 2배로 책정돼도 DSR이 84.48%로 나와 1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없다. DSR 40% 적용 하에 A씨가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최대 한도는 약 900만원 뿐이다.


청년층 집중 타격에 장래소득 확대 반영


이처럼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적용되는 DSR 산식에서 분모(연소득)가 줄어드는 만큼 대출 한도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전에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모두 LTV 40% 규제, 신용대출 연소득 이내 제한을 받아 대출 한도가 적을 수밖에 없었지만 대출 규제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차주의 상환능력을 따지기 시작해 저소득자의 대출 한도가 고소득자 대비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특히 청년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소득이 적은 만큼 DSR 타격을 크게 받는다. 이를 감안해 금융당국은 DSR 산정시 청년층의 장래소득을 반영하기로 했다. 20대 초반의 경우 예상소득증가율을 현재 38.1%에서 51.6%로, 30대 초반은 12.0%에서 17.7%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예를 들어 연봉 3600만원인 30대 초반 직장인이 연 3.5%, 30년만기로 주담대를 받으면 장래소득이 4237만원으로 늘어나 주담대 한도가 2억6723만원에서 3억1452만원까지 늘어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DSR 규제를 유지하고 LTV만 완화하면 소득 중하위층은 한도 확대 효과를 보지 못한다"며 "윤 정부가 표면적으로 대출규제를 완화했지만 사실상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미국은 책임대출에 이어 약탈적대출이란 개념을 도입해 DSR 36% 기준을 넘어 대출을 내주다 부실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금융사에 제재 또는 임원 해임 등 법적 책임을 강하게 부과한다"며 "한국도 LTV를 완화하되 DSR 규제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슬기
박슬기 seul6@mt.co.kr

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지식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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