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빚 때문에" 장애아들·남편과 극단선택…살인혐의 기소

남편, 주식에 3억 탕진, 유전병 아들은 평생 누워지내야
法 "사건에 수동적으로 가담한 점" 참작…항소심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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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2017년 10월
남편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도 2년 반이 지났다. 주식을 시작해보겠다고 그동안 날린 돈만 3억3000만원. 생활비는 카드 대출로 막고 있지만 빚은 벌써 1억원이 넘었다. 안방에서 아들이 칭얼대는 목소리가 들린다.

2017년 11월
이제 빚 독촉 전화가 두렵다. 날때부터 아팠던 아들 치료비에 4년 동안 매달 100만원씩이 들어간다. 유전병 때문에 누워만 지낼 수밖에 없는 아들에게 척추측만증까지 왔다고 한다. 병에 차도는 없고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2017년 12월
남편이 우리 가족 다 같이 죽자고 했다. 그러지 말자고 울고불고 매달리는 일도 이제는 지쳐버렸다.

2018년 1월30일 밤, A씨(37)와 남편은 결국 잠든 아들을 태우고 포항의 한 펜션을 향해 차를 몰았다. 아들에게는 미리 수면제를 갈아 넣은 요거트를 먹였다. 펜션 앞에 멈춰 선 자동차 안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A씨와 남편도 수면제를 복용했다. 이후 남편은 자신과 아내, 아들 모두 세상을 등질 수 있는 극단선택을 시도했다.

긴밤 하얀 바다 안개가 펜션 주변에 자욱하게 내려앉았다. 펜션 주인이 조금만 더 늦게 가족을 발견했다면 A씨까지 생사를 장담할 수도 없었다. 남편과 아들은 숨진 뒤였다.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도구를 마련하는데 관여하지 않았으며 범죄 행위를 직접 실행하지도 않았다"며 "다소 수동적으로 사건에 가담했고 피해자 사망이 전적으로 피고인 책임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 밖에도 피해자 고모들이 평소 A씨 부부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였다고 자책하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양형 기준보다 다소 약한 형을 결정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A씨는 1심 판결에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형을 내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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