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요금 협상 불발"…상가 수도 끊어버린 입주자대표, 대법서 유죄

상가 입주자들과 관리비 협상 난항에 수도배관 분리
형법 '수도불통죄' 성립 쟁점…1·2·3심 모두 유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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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입구 모습. 2019.7.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입구 모습. 2019.7.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아파트 상가 입주자들이 상수도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다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이들이 수도를 사용할 수 없도록 수도배관을 분리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수도불통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건은 충남 아산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이 아파트엔 화장실 용수 공급용으로 설치된 수도배관이 있는데, 아파트 상가에 입주한 이들은 2011년부터 아파트 측의 양해를 얻어 상가 2층에 설치된 상수도에 수도배관을 연결하고 수도계량기를 설치해 수도 요금을 지불하며 상수도를 사용해 왔다.

2020년 초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취임한 A씨는 아파트 상가 입주자들과 상수도 유지·보수 관리비 등에 대한 협상을 시도했는데, 협상 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같은해 4월 아파트 관리소장 B씨와 관리과장 C씨 등으로 하여금 상가 2층 화장실에서 수도배관을 분리시켜 수도가 통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검찰은 A씨와 B씨, C씨 등에 대해 업무방해죄와 수도불통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화장실 용수 공급용으로 설치됐으나,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음용수 공급용으로도 이용하고 있는 수도배관이 형법 19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도불통죄의 객체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형법 195조는 '공중이 먹는 물을 공급하는 수도 그 밖의 시설을 손괴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불통(不通)하게 한 자'에 대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사건 수도배관은 형법에서 정하고 있는 수도불통죄의 객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파트 상가 2층에 설치된 수도관은 아파트의 비용으로 설치한 사설 상수도관이고, 화장실용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기 음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 상가입주자들이 무단으로 배관을 연결해 사용했기 때문에 수도법 등에 위반되고, 입주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의 요금만을 납부하고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의 재산을 침해한다고도 주장했다.

1심 법원은 상가 입주자들의 아파트 측의 동의를 받아 수도배관을 설치한 것으로 보이고, 수년 동안 수도계량기 검침에 따라 수도비용과 오수처리비용을 지급한 점 등을 보면 이 사건 수도배관이 위법하게 설치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불특정 다수에게 현실적으로 음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상수도인 이상 공설이나 상설 여부를 떠나 형법 19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도 시설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1심은 "수도불통죄의 객체를 수도법상의 수도관으로 한정해 해석할 수 없고, 관리사무소와 경로당 이용자 등 뿐만 아니라 상가 이용자들에 대해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시설의 경우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 기타 시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피해자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서 책정한 더 높은 금액의 요금협의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수조치를 강행한 것도 단수조치에 목적의 정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심 재판부도 1심의 판단을 유지해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왔지만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수도불통죄는 공중의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 기타 시설을 손괴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불통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공공위험범죄"라며 "공중의 건강 또는 보건을 보호법익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도불통죄 대상이 되는 '수도 기타 시설'이란 공중의 음용수 공급을 주된 목적으로 설치된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설령 다른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현실적으로 음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면 충분하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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