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당연히 박해민이죠."

홍창기가 부상으로 이탈한 LG 트윈스의 리드오프가 누구냐는 질문에 류지현 감독은 망설임없이 답했다. 류 감독은 "박해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1번을 치던 선수"라며 믿음을 보였는데, 박해민은 홍창기가 빠진 첫 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박해민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득점 1도루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주 경기를 앞두고 LG는 고민에 빠졌다. 팀의 1번타자로 활약하던 홍창기가 내복사근 손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팀 공격의 선봉을 맡아주던 선수가 빠지면 전체 공격력과 타선의 짜임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LG는 이날 경기에서 박해민을 새로운 1번타자로 낙점했다. 발이 빠르고 타격 센스가 좋으며, 전 소속팀인 삼성 라이온즈와 국가대표팀 등에서도 1번타자를 소화한 경험이 있기에 적격이라는 판단이었다.

다만 올 시즌 기록만을 놓고보면 박해민을 1번에 쓰는 것이 고민이 될 수도 있었다. 박해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1번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이 0.165에 그친 반면 2번타자에서는 0.319로 월등히 나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류 감독은 박해민을 1번타자로 쓰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박해민은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박해민은 이날 상대 에이스 구창모를 초반부터 흔들었다. 1회 첫 타석에서 1루수 방면 땅볼을 쳤는데, 전력 질주 끝에 세이프 판정을 받아 내야안타로 살아나갔다. 박해민은 이어진 문성주의 타석 때 1루수 실책이 나오면서 3루까지 향했고, 채은성의 희생플라이로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박해민의 발에서 시작된 득점이었다.

3회 추가점 상황에선 박해민의 '발 지분'이 더욱 컸다. 이번에도 선두타자로 등장해 우익선상 2루타를 쳤고, 문성주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향했다.

김현수가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2아웃, 자칫 득점 찬스가 무산될 수도 있었지만 박해민이 득점을 만들어냈다. 채은성의 타석에서 구창모의 변화구가 옆으로 살짝 튀었는데, 박해민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홈을 파고 들었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박해민의 빠른 발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박해민은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좌전안타를 뽑아내며 이날 3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다. 이어진 상황에선 도루를 시도하다 하준영의 견제에 1-2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는데, 또 다시 빠른 발로 2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으면서 NC 내야를 흔들었다. 2사 후 채은성의 적시타 때 또 다시 홈을 밟으면서 이날만 3번째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LG는 이날 박해민의 활약 덕에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선발 케이시 켈리의 호투와 오지환의 좋은 수비, 이재원의 홈런포도 중요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이는 홍창기의 부상 공백을 완벽히 메운 박해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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