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글로벌 공급 차질로 물가 상승 압력 심화"

머니S 박슬기 기자|조회수 : 1,655|입력 : 2022.07.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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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차질은 지난해 이후 생산활동을 제약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가공식품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사진=뉴스1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지난해말 이후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식량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공급망 차질은 지난해 이후 생산활동을 제약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주요국 경기와물가 흐름도 공급망 교란의 전개상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특징 및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BOK이슈노트'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부품공급의 차질이 발생한 동시에 중국 내 도시봉쇄는 주로 자동차, IT 등 제조업 부문의 생산 및 물류 차질로 나타나면서 산업활동을 제약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특징적 현상으로 ▲공급차질 영향이 생산(물량)보다는 비용(가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 점 ▲부문별로는 공급망의 복잡성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차질이 나타나는 점 ▲국가별로는 공급망 구조의 차이 등으로 파급영향이 차별화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국내에서도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국내 생산을 제약하고 산업 전반에 투입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생산보다는 비용에 대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국내 제조업 PMI를 보면 최근 생산의 감소폭은 크지 않은 반면 투입가격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등의 지역과 연계성이 높은 산업과 국가를 중심으로 공급망에 대한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은 러시아·중국의 영향을 동시에 받으면서 생산제약과 비용상승 압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취약 신흥국의 경우 식량수급 불안이 심화됐다.

한국도 자동차, 건설 등 일부 산업에서 생산차질이 나타났으며 생산비용 상승으로 대부분 산업에서 채산성이 악화됐다

다만 방역상황이 비교적 양호한 가운데 부품의 내재화 및 재고관리 노력 등이 이어지면서 실제 수급차질이 주요국에 비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공급차질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자동차의 경우 국내 생산 차질규모가 일본,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진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전쟁이나 팬데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향후 전개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 내 봉쇄조치가해제되고 공장들이 재가동하면서 공급망 차질에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유지, 글로벌식량수급 불안 가능성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물가 오름세가 심화되고 생산에 대한 영향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김 과장은 "글로벌 공급망 상황과 국내 산업의 취약성을 면밀히 점검해 예상치 못한 충격에 사전 대비하는 한편향후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