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수주 1위 '한국토지신탁' 수익성 추락

[머니S리포트] 빨간불 켜진 부동산신탁업계(2) - 금리상승에 자금조달 리스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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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똑똑한 비서이자 안정적인 자금을 내세운 대형 부동산신탁사들도 불확실한 지방자치단체 행정에 발목이 잡혔다. 토지 소유주로부터 사업권을 위임받아 개발 가치를 높여준다는 약속으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영향력을 키웠지만 정작 협상력에 비해 사업성 면에선 발전이 없다는 불만마저 터져나온다. 토지신탁업계 1·2위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은 2016년 관련법 개정으로 도시정비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조합방식 정비사업은 각종 비리와 불투명한 운영 등으로 문제가 발생해 전문성 있는 신탁사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최근 수년간 두 회사는 영업이익률이 50% 안팎을 기록해 시행사의 3배 수준인 이익을 냈다. 하지만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미국을 시작으로 고금리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신탁사들의 자금조달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속성장에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사 게재 순서
(1) 쉽지 않은 집사일… 고전하는 부동산신탁업체들
(2) 재개발·재건축 수주 1위 '한국토지신탁' 수익성 추락
(3) 불확실한 지자체 행정에 발목잡힌 '신탁방식 정비사업'


지난해 신탁업계 매출 1위이자 재개발·재건축 수주 1위를 수성한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의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금융투자업계가 추정한 한토신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한토신은 2019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40%대에서 30%대로 떨어졌다.

2016년 관련법 개정으로 신탁사가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에 뛰어든 지 5년째인 지난해 한토신은 정비사업 비중을 2020년 대비 두 배 늘렸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들어선 서울 봉천1-1구역·양천 신정수정 재건축과 신길음1구역·금정역 역세권 재개발 등 수도권 정비사업 대행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최대 재건축인 둔촌주공의 조합 내 갈등과 공사 중단 사태 영향으로 신탁 재건축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신탁사가 시행을 맡아 준공(입주)까지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서울에선 현재까지 성공 사례가 없다.



신탁 정비사업 한계 드러나


2016년 도입된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은 조합 등 토지 소유주가 신탁사에 신탁보수를 지급하고 사업 전반의 의사결정과 진행을 전문 신탁사가 맡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신탁사를 시행 대행자로 지정하려면 소유주의 75% 이상 동의와 동별 소유주 50% 이상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토지 면적의 3분의 1 이상도 신탁에 동의해야 한다.

신탁사가 시행을 맡는 경우 사업 초기 단계에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기존에 시공사가 자체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사업비 대출 보증 등을 제공하던 것에서 대체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기대와는 다르다. 서울 강남권 첫 신탁 재건축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반포4차는 주민 반대로 신탁방식 사업이 무산됐다. 방배동 삼호 재건축도 시행자 지정 과정에 동의서 작성 등 문제로 한토신과 추진위원회가 법적 분쟁을 벌였다.

최대 수백억원에 달하는 신탁보수도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주민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할 법적 협의체가 없어 협상력이 약화되다 보니 시공사에 끌려다니던 구조에서 신탁사에 끌려다니는 구조로 바뀌었을 뿐이란 한계도 드러났다.

여러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며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은 제도 도입 5년 만에 위축되는 모양새다. 2019년 47.2%였던 한토신의 도시정비사업 비중은 2021년 31.3%로 2년 새 15.9%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진행돼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한토신은 'A0' 신용등급을 보유했음에도 올 2월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한토신 주가는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으로 코스피 지수가 1400대까지 폭락했던 2020년 3월보다 더 떨어졌다.

업계 2위 한국자산신탁 역시 최근 채무상환을 위한 200억원 공모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수요예측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고금리 리스크가 확대돼 'A-' 등급 2년물 금리는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5.072%보다 높은 최종 5.772%로 전망됐다.



업계 매출 1위 한자신→한토신→한자신


한토신의 최근 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9년 2557억원·1193억원 ▲2020년 2374억원·938억원 ▲2021년 2255억원·895억원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률은 46.7%, 39.5%, 39.7% 등이었고 금융투자업계가 추정한 올해 영업이익률은 39.3%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한국자산신탁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9년 2233억원·1141억원 ▲2020년 2401억원·1787억원 ▲2021년 2125억원·1479억원 등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51.1%, 74.4%, 69.6%를 기록했다가 올해 70.0%로 다시 상승할 전망이다.

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율 하락 등의 원인으로 신탁보수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한 신탁업체의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도 "신탁업체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 50%대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가 증가해 수익성 저하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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