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생보사들… 손해보험 팔아 재기 나서나

[머니S리포트- 생명·손해보험 경계 허물어지나①] 생보사 수입보험료, 손보사에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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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영역 파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보험업계 최초로 손해보험사 보다 수입보험료 규모가 뒤쳐지면서 다시 수입보험료 역전을 위해 손해보험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는 2020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생명보험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보험업법상으로 손보와 생보의 영역은 명확히 구분돼 교차판매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생보사는 생명·손보사가 둘 다 취급할 수 있는 제3보험의 범위를 확대하고 손해보험 상품에 있는 담보를 상품화 하는 등 조용한 반격을 준비 중이다. 생보사와 손보사의 전쟁이 시작됐다.
./그래픽=머니S 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궁지에 몰린 생보사들… 손해보험 팔아 재기 나서나
② "펫보험, 같이 팔자"… 떼쓰는 생명보험사들
③ 생보-손보영역 파괴, 소비자 득과 실은?


국내 생명 및 손해보험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손해보험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생명보험시장 규모가 꾸준히 줄면서 급기야 손해보험 수입보험료가 생명보험을 추월하자 앞다퉈 영역을 파괴하고 손해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손해보험에 군침 흘리는 생명보험사



최근 생보사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생보사들이 구상하고 있는 전략 중 하나는 손해보험 상품에 있는 특약 가운데 상해, 질병 등 제3보험 영역에 해당하는 특약을 상품화 하는 것이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생보사와 손보사는 교차 판매가 불가능하지만 제3보험은 생보사, 손보사 모두 취급할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흥국생명은 운전자보험 특약 중 하나인 자동차부상치료비 특약을 '흥국생명 다(多)사랑OK상해보험'으로 상품화 해 판매했다.

자동차부상치료비란 자동차 사고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부상 치료를 받았을 때 부상 급수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이다.

삼성생명과 동양생명 등 다른 보험사들도 해당 특약을 상품화하는 것을 논의하는 중이다. 이 같은 생보사들의 시도에 손보사들은 금융당국과 법리 해석을 기반으로 대응하는 중이다.

운전자보험의 주요 보장은 벌금,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용 등 교통사고 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이다. |

실제 발생한 비용에 대한 보상인데다 가입자 자신이 아닌, 상대방의 피해에 대한 배상책임이라 손보사만 판매할 수 있다.

단순히 부상등급에 따른 치료비 지급만으로는 운전자의 다양한 사고를 보상해주긴 역부족일 수 있다는 게 손보사들의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생·손보를 따로 구분하는 이유는 과거 외국에서 대형사고로 인한 과도한 보험금 지급으로 보험사들이 도산하는 것을 경험한 후 안정성을 위해 이같은 방식을 도입하게 됐다는 점에서 과도한 영역파괴는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생명보험사들은 회계에 부담을 주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여왔다. 하지만 그 여파는 수입보험료 감소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23개사의 수입보험료(매출)는 25조985억원으로 손해보험 30개사의 수입보험료인 25조7717억원보다 6732억원 뒤쳐졌다.

손보사 수입보험료가 생보사 수입보험료를 넘어선 것은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경영실적을 본격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했던 2004년 이후 최초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도 손해보험사는 1조6519억원, 생명보험사는 1조3991억원으로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사를 2528억원 앞섰다. 자존심을 구긴 생명보험사 입장에서는 반격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픽=머니S 김영찬 기자


사상 최초로 뒤집어진 생보사·손보사 수입보험료



그동안 생보사와 손보사 수입보험료 격차는 꾸준히 좁혀졌다. 지난 2010년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107조1269억원으로 손보사보다 43조6715억원 높았지만 5년 후인 2017년엔 격차가 36조633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21년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9년 전인 2012년보다 12.5%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손보사 수입보험료는 64.5% 늘어났다.

금융권에서는 생보사와 손보사 수입보험료 격차가 꾸준히 줄어든 원인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생보사들의 저축보험 판매를 줄여온 것으로 꼽는다.

오는 2023년 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 보험료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생보사들은 주력 상품이었던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해 왔다. 저금리 장기화와 세제혜택 축소로 생명보험 상품 매력도도 떨어졌다.
./그래픽=머니S 김영찬 기자
이 기간 손보사들은 오히려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수입보험료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장기 보장성보험 경쟁에서 생보사가 손보사에 밀린 영향도 있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가입기간이 3년 이상인 상품으로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종합보험, 암보험, 치아보험 등이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주력상품인 실손보험, 자동차보험보다 수익이 높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대표적인 생명보험 상품이지만 지난 2003년 5월 금융감독원에 상해·질병·간병 등 '제3 영역'으로 분류하면서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법인보험대리점(GA)이 생명보험 상품보다 손해보험 장기보험 판매에 더 집중한 것도 수입보험료 역전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2021년 10월 정세창 홍익대 상경대학 교수가 발표한 '손해보험회사의 GA 채널 선택 요인과 소비자보호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국내 상위 손보사 7곳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 중 GA가 차지하는 비중은 52.8%로 집계됐다. 반면 생보사 GA 매출 비중은 6% 수준에 그쳤다.

여러 상품을 비교 분석해 판매할 수 있는 GA들이 손보사 장기보험 상품을 집중 판매했다는 얘기다. 이는 손보사들이 생보사에 비해 높은 시책(영업지원비)을 내걸고 판매를 독려한 측면이 컸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만 취급하는 종신보험은 1인 가구가 늘고 저금리에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자 지난 몇 년 동안 신계약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민준
전민준 minjun84@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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