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네덜란드에 ASML 구세대 장비도 대중 수출 금지 압력"…中 "기술 테러"

블룸버그통신, 소식통 인용해 보도…네덜란드 아직 동의 안해
수출 금지시 中 '반도체 굴기'에 타격…中 "미국의 강압외교 관행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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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하고 있다. © 뉴스1 ©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하고 있다. © 뉴스1 © 뉴스1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이 네덜란드에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ASML의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추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전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이 지난 5월 말~6월 초까지 네덜란드 및 벨기에를 방문했을 당시 공급망 문제를 논의하던 과정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다.

그레이브스 부장관 등 미국 당국자들은 당시 네덜란드 당국자들에게 ASML이 만드는 구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중국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고 한다.

앞서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에 대한 수출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이런 조치를 구형 노광장비까지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DUV 노광장비는 EUV 같은 최첨단 기술보단 한 세대 뒤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자동차나 스마트폰, PC, 로봇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보편적인 기술이다.

ASML은 EUV 뿐만 아니라 DUV 노광장비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ASML을 방문해 장비 공급 확대를 요청했을 정도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당시 순방 기간 네덜란드 펠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ASML의 중국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장비 판매 추가 규제에 아직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과 벨기에에 이어 네덜란드의 3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ASML의 매출 감소도 점쳐진다. 현재 ASML은 네덜란드 정부가 대당 1억6000만 유로(1억6400만달러, 약 2142억원)에 달하는 EUV 노광장비의 수출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중국 수출이 막혀 있는 상태인 데다 중국에 대한 DUV 노광장비 판매가 금지될 경우 매출이 5~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서도 니콘 DUV 노광장비의 중국 판매 금지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요청을 네덜란드가 수용할 경우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나 화훙 반도체 등 중국 반도체 업계는 물론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도 상당한 타격을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민간 싱크탱크 대만경제연구원(TIER)의 존슨 왕 애널리스트는 노광장비는 중국이 가장 대체하기 힘든 장비라며 "외국산 노광장비에 접근할 수 없다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진전은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SML의 대변인은 DUV 노광장비 중국 수출 금지 논의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고, 우리는 루머에 대해 추측하거나 논평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올해 초 베닝크 CEO는 DUV 노광장비가 이미 오랜 기간 사용된 기술이라며 중국 판매 금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차단 노력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EUV 노광장비 판매 금지 요구부터 시작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은 '기술 테러'라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것은 국가의 힘을 남용해 기술 패권을 휘두르는 미국의 강압 외교 관행의 또 다른 사례"라며 "그것은 전형적인 기술 테러리즘이다. 이것은 모든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의 경각심을 갖게 하고, 더 빠른 속도로 (과학기술의) 자립과 자강을 촉진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남의 길을 막으려는 시도는 결국 자신의 길만 막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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