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사납금 300만원, 가져가는 돈은 쥐꼬리… 법인택시기사의 한숨

[머니S리포트-택시는 왜 안 잡힐까③] 택시 대란 해소하려면… 택시리스제에 탄력요금제 도입, 3부제도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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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시민들은 매일 '택시 대란'을 겪는다. 출·퇴근길은 물론 회식을 끝낸 늦은 귀갓길에도 시민들의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던 옛 시절을 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호출하는 현재도 택시는 아무리 불러도 잘 오지 않는다. 매일 반복되는 '택시 대란'에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택시를 더 늘리려니 기사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과중한 업무에 지친 기존 택시 기사들은 처우가 좋은 새 택시 플랫폼으로 이직해 빈자리가 생긴다. 이들의 빈자리를 일자리가 부족한 고령층이 채우지만 이들은 운전하기 불편한 눈·비 내리는 날엔 영업을 안 하기 일쑤다. 시민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택시가 안 잡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민들은 이유가 분명한 '택시 대란'의 끝을 마주할 수 있을까.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장동규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나 잡아 봐~라"… 불러도 대답 없는 택시
②"응답하라 2022 택시"… 그 많던 택시기사는 어디로
③매달 사납금 300만원, 가져가는 돈은 쥐꼬리… 법인택시기사의 한숨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밤늦게까지 모임을 한 뒤 택시를 이용하려는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정작 택시는 부족해 '귀갓길 교통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법인택시 운송사업 면허와 차량을 대여하고 임대료를 받는 '택시리스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지만 심야 택시 부족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요금 조정과 개인택시 3부제 폐지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법인택시 가동률 '2019년 50.4%→2022년 31.5%'


서울시에 따르면 법인택시기사 수는 2019년 말 3만991명에서 2022년 5월 2만710명으로 33.2%(1만281명) 감소했다. 법인택시 가동률은 2019년 1분기 50.4%에서 올 1분기 31.5%로 뒷걸음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택시 수요가 줄어들자 배달업, 대리운전, 택배업 등 유관 업종으로 갈아타는 택시기사가 많아졌다. 사납금 부담도 한 몫했다. 사납금은 법인택시 기사가 소속 회사에 수입금 가운데 정해진 일정 금액을 매일 납부하는 돈이다.

원칙적으로 사납금은 불법이다. 정부는 2020년 1월 사납금제를 없애고 기사들이 번 모든 수입금을 회사에 입금하고 이를 월급식으로 배분받는 '전액관리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무늬만 전액관리제일뿐 여전히 사납금에 가까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택시법인도 많다.

경력 15년차의 한 택시기사는 "하루에 사납금을 15만~17만원 냈다"며 "코로나19로 길거리에 사람이 없을 때도 사납금 인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에 20일 근무할 경우 월 300만원을 사납금으로 내야 해 부담이 컸다"며 "동료들이 현금거래가 활성화된 대리기사 등으로 이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개인택시 비중이 많은 점도 택시 대란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 6월 기준 서울 개인택시 면허 대수는 4만9161대로 법인택시 면허 대수의 2.2배에 달한다. 개인택시기사 중 44%가 65세 이상이다. 개인택시는 개인 사업과 같아 밤에 나와 치열하게 일할 유인이 낮다. 고령의 기사는 더욱 그렇다.

일부 개인택시기사들은 운행을 자주 하지 않더라도 면허를 팔지 않는다. 한국은 '택시총량제'를 실시해 면허 가격이 최대 1억원을 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택시기사는 "개인택시 면허는 가만히 갖고 있어도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팔지 않는다"며 "고령의 기사들에겐 개인택시가 생활형이 아닌 여가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택시기사 수는 줄어드는데 쉬고 있는 개인택시 수가 많아지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개인택시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정부가 개인택시 면허 양수 요건을 완화하면서다. 이전엔 '최근 6년 내 사업용 차 5년 무사고 경력'을 보유한 사업용 자동차 영업자만 개인택시 영업을 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1월 법 개정으로 일반 차 5년 무사고 경력자도 양수교육만 이수하면 개인택시 영업이 가능하게 됐다. 과거엔 법인택시에 5년 동안 무사고로 근무하면 개인택시로 전환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었지만 이젠 일반인들도 영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심야시간대 택시 대란의 해결책으로 '법인택시 리스제'의 한시적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법인택시회사가 법인에 소속되지 않은 기사들에게 법인택시 면허와 차를 대여해 주고 일정 금액을 리스비로 받는 제도다.


기사 이탈 근본적 원인은 '낮은 수익성'


하지만 업계는 택시리스제가 택시 대란을 해소할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기사들이 이직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낮은 수익성에 있는 만큼 요금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택시 요금조정은 2년마다 한 번씩 유가·인건비·물가 변동 등의 요인을 고려해 이뤄진다. 서울택시요금은 2019년 2월 서울택시(중형) 기본요금(2㎞)이 주간 3800원, 심야 4600원으로 인상된 바 있다. 한국 택시 기본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8%에 그친다. 요금이 상승하면 승객은 줄어들 수 있지만 서비스 질은 향상될 수 있다는 게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탄력요금제 도입도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승객이 적은 낮 시간대에는 요금을 기준보다 적게 받고 대신 공급이 부족한 심야시간에는 더 많이 받는 방식이다. 현재는 대형·고급·승합택시에만 탄력요금제가 적용된다.

일부 개인택시 기사들은 낮은 수익성 탓에 야근수당을 주는 식당 등으로 출근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탄력요금제 도입이 현실적인 방안이란 얘기다. 이선하 대한교통학회장은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면 수익성에 만족하지 못했던 기사들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는 택시를 공공형과 민간형으로 나눠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권 교수는 "사업자가 대중교통 편입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뒤 편입된 사업자에겐 매월 일정 급여 소득을 보장하되 보유 면허의 거래는 즉시 중단토록 한다"며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공공형 택시를 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교통 편입을 원하지 않은 사업자는 요금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면허 거래도 할 수 있도록 한다"며 "민간형 택시는 공공형 택시 가격만큼 저렴하게 책정하기 어려운 만큼 서비스 고급화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인택시 3부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3부제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개인택시 영업제도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개인택시 운전자 중 고령이 많아 3부제 운영은 실효성이 없다"며 "3부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고 심야 급행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택시리스제 차를 한시적으로 도입할 게 아니라 무한대로 확대하는 등의 극약 처방을 써야 한다"며 "개인택시 반발이 있겠지만 운행을 안 하는 것이 문제가 된 만큼 리스제를 통해 경쟁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가림
권가림 hidden@mt.co.kr

안녕하세요 산업1팀 권가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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