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절임' 쇼크 잊었나… 한국 식당선 여전히 중국산 김치

[머니S리포트 -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K-김치… 정작 한국 식당엔 중국산 ①] 가격 차이 3배, 극복하기 어려운 생산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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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K-푸드의 대표 주자 '김치'가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하며 수입액을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에선 현지인들이 김치를 찾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하지만 정작 국내 식당가에선 여전히 중국산 김치가 많이 유통된다. 극복하기 어려운 가격 차이 때문이다. 논란은 있지만 한국 김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리적 표시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슈퍼푸드 김치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하지만 국내 식당에는 상당량의 중국산 김치가 유통되고 있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알몸 절임' 쇼크 잊었나… 한국 식당선 여전히 중국산 김치
②中 파오차이 딛고 해외서 잘나가는 '김치'
③태극마크 김치에 중국산 고춧가루?


'중국산'이란 꼬리표엔 저가, 저질, 비위생, 짝퉁(가품) 등의 공통된 부정적 인식이 있다. 특히 먹는 것일수록 중국산에 대한 반응은 민감하다. 이처럼 중국산 식품을 둘러싼 높은 불신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불거진 소위 '알몸 배추' 논란이 대표적이다. 한 남성이 알몸으로 절인 배추를 휘적이고 절임배추를 굴삭기로 옮기는 영상은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중국 공관 등을 통해 영상의 출처를 확인한 뒤 문제의 절임배추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긴 역부족이었고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



식당가 점령한 중국산 김치



최근 4년 김치 수출입 중량./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럼에도 한국 식당가엔 중국산 김치가 여전하다. 김치 종주국은 한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김치 수출량보다 수입량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실제 지난해 연간 김치 수입량은 24만606톤으로 한국 김치 수출량(4만2544톤)보다 5.66배 많았다.

김치 수입량의 99%는 중국산이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당에서 유통되는 김치의 4분의 1 가량이 중국산으로 추정된다. 서울 종로의 한 식당 업주는 "김치는 무료로 제공하는 반찬 개념이어서 중국산을 쓰고 있다"며 "가뜩이나 물가도 많이 올라 상당수 식당들이 보다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손님상에 내놓는다"고 귀띔했다.

그나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김치 수출량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수입량은 줄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가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무역통계서비스 정보를 정리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김치 수출량은 3만9748톤으로 전년(2만9628톤) 대비 34.16% 증가했다. 이어 2021년엔 한 해 전보다 7.00% 늘어난 4만2532톤으로 사상 처음 수출량 4만톤 이상을 달성했다.

반면 2019년(30만6049톤) 30만톤을 넘어섰던 김치 수입량은 2020년 28만1186톤으로 8.12% 줄어든 데 이어 2021년엔 24만606톤으로 14.43% 감소했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을 기점으로 수입이 대폭 줄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출량 대비 수입량 격차도 점차 줄고 있다. 2017년 11.34배였던 김치 수출량 대비 수입량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10.31배, 10.33배 등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2020년 수입-수출 격차가 7.07배로 줄었고 지난해엔 5배대로 더 떨어졌다.




중국산-국내산 가격 차이 3배… 식당들이 중국산 찾는 이유



서울 명동의 음식점 메뉴 입간판 모습./사진=뉴시스
업소용 김치로 대표되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신뢰가 낮은 중국산 김치가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국내산에 비해 월등히 싼 가격 때문이란 지적이다. 그만큼 가격 경쟁이 안된다는 것이다. 김치를 생산·판매하는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산과 국내산 김치 가격 차이는 3배 이상"이라며 "중국산 재료를 전량 수입한 후 국내에서 제조해도 원가를 맞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소용 김치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한 쇼핑몰에선 동일한 브랜드임에도 중국산 수입 김치의 경우 10㎏ 기준 1만원대인데 비해 직접 생산하는 국내산은 3만원 선이다. 용량이 클수록 가격 차이는 더 난다. 농업회사법인 ㈜새벽팜 관계자는 "일부 식당에선 국내산 김치를 구매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을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그동안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나친 정부 규제가 식당 등 업소용 국내산 김치 유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지적이다. 대상, CJ제일제당 등 100% 국산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선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소용 시장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앞서 정부는 2011년 김치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2018년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각각 선정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의 업소용 김치 시장 진입이 아예 불가능했다. 2019년 관련 규제가 해제됐지만 대한민국김치협회 등과 맺은 자율 협약에 따라 대기업들의 업소용 김치 시장 확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자율 협약이긴 하지만 사실상 의무 사항으로 통용된다"고 말했다.




중국산에 내준 업소용 김치 시장, 국내산 생산원가 극복 어려워



서울시에 위치한 한 마트 식품 코너에 포장김치가 진열돼 있다./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국내산 김치가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생산 원가 때문이다. 시기에 따라 주재료인 채소 가격이 널뛰는 것도 생산 원가에 부담을 준다. 농산물유통정보 서비스에 따르면 7월 18일 기준(이하 동일) 배추 10㎏의 평균 도매가격은 1만8420원이다. 1년 전 가격은 6565원으로 무려 180% 이상 비싸다. 5년 간 최고값과 최솟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인 평년 가격(9307원)보다도 98% 가량 올랐다.

무 20㎏ 가격은 2만1200원으로 1년 전보다 100%, 평년 가격보다 74% 비싸졌다. 깐마늘은 20㎏ 기준 17만6333원으로 1년 전보다 9% 이상, 평년 가격보다 40% 이상 뛰었다. 그나마 건고추는 가격 차이가 적었다.

올해 농산물 가격 급등은 가뭄과도 연관이 있다. 4월과 5월의 심한 가뭄으로 수확량이 급감했다. 5월에 가뭄이 심했고 6월에도 빠른 폭염 등 기상여건 악화로 작황이 좋지 않았다는 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무와 배추 등은 지난해도 가격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며 "재배면적마저 줄어든 상황에서 7월에도 작황이 나빠 당분간 높은 가격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식품·외식업계에선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중국산 김치가 만연한 현 상황이 해결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수출용 김치는 싼 값에 납품하기 위해 생산됐기 때문에 재료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산과 가격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길은 현재로선 요원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희진
연희진 toyo@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유통팀 연희진입니다. 성실하고 꼼꼼하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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