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신용 하락→시행사 보증 취소 '연쇄 도산' 경고

[머니S리포트] 건설 자금조달 비상 (2) - 상환능력 없는 사업자 대출 철회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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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부가 부동산 정상화 방안을 통해 건설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한 후 검찰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특별관리를 지시하며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경기가 급격히 침체된 2010년대 초반 채무 연장이 줄줄이 거절되며 구조조정을 경험한 건설업계는 올 하반기 퇴출 리스트가 본격 등장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PF 금리 상승과 대출 축소는 시행사의 자금경색을 불러오고 미분양 발생 시 사업은 물론 기업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오던 중견건설업체들도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예고됐다. 신용등급 조정은 과거 실적이 반영된 현재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신용평가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건설업체들이 리스크 높은 해외 수주를 중단하고 국내 주택사업에 치중하며 실적이 개선돼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됐지만 올 하반기 신용 하락 위험이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 리스크가 지속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금리 인상, 부동산 매수심리 저하 등 부정적 요소가 증가해 본격적인 건설 한파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커진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시행사의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주담대 이자 증가, 공사비 상승분이 반영된 분양가 인상으로 주택 구매비용도 늘어 분양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1) 건설 '유동성 파티' 끝났다… 회사채·PF 자금경색 신호
(2) 시공사 신용 하락→시행사 보증 취소 '연쇄 도산' 경고


"지방 사업장은 거의 물렸다고 봐야 합니다. 땅을 사놨으니 분양을 안 할 수도 없고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는 상황이어서 결국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 A시행사 전 대표

한국은행이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처음으로 7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7년 만에 '기준금리 2.0% 시대'가 도래했다. 올 연말 기준금리 3.0% 이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각각 6.8%와 5.6%,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리는 10%대까지 치솟았다.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시행사의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주담대 이자 증가, 공사비 상승분이 반영된 분양가 인상으로 주택 구매비용도 늘어 분양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보험회사의 건설 관련 PF대출은 약 70조원에 달한다. 여신전문업계의 부동산·건설업 대출금액은 2018년 말 14조6000억원에서 2021년 말 35조원으로 2.4배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 PF대출을 일으킨 현장의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현금성자산이 부족한 시행사의 자금난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우에도 PF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시공사가 책임준공 확약 등을 통해 규모가 작은 시행사의 보증을 제공한 경우 사업 안정성마저 위협하는 구조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건설업체가 책임준공 확약 시 자금조달금리는 기존 3.5%대에서 최근 5.0%대로 뛰었다.


개발사업 뛰어든 대형건설업체들 급제동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대보증과 지급보증 등 직접 PF 보증은 과거에 비해 줄었으나 책임준공 등 변형된 형태의 PF 보증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분양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직·간접적인 PF 우발채무 부담이 증가하고 건설업체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자체사업 추진으로 차입 부담이 늘었거나 도급사업 수주 과정에 발생한 PF 우발채무 규모가 큰 업체에 대해 유동성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낮은 금리로 인해 분양경기가 호황을 누리자 대형건설업체들도 수익 다각화를 위해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시공을 주로 하던 대형업체들의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복안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등은 '디벨로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사업 비전을 밝혔고 DL이앤씨의 경우 2023년까지 디벨로퍼 수주 비중을 30%로 높인다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서울시내 호텔과 이마트 부지 등을 매입해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PF 대출 후 상환능력 없으면 회수


PF대출을 이용해 사업비를 조달한 사업자들은 자금 위기에 봉착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불어난 이자와 함께 미분양마저 발생하는 경우에 대금 회수가 불가피한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7월 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드사와 캐피털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부동산 침체에 따라 PF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금감원은 여신전문업체가 승인한 모든 PF대출의 사업성을 평가한 후 리스크가 높은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추가로 쌓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모든 PF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는 등 기업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기업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전체 대출에서 부동산·건설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8.3%로 3년 전(34.4%) 대비 13.9%포인트 증가했다.

앞으로 부동산PF대출 심사에선 담보물이 아닌 사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감시될 수 있다. 금감원은 대출이 승인된 후에도 신용위험 변화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업자의 이익과 건전성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채무상환능력이 낮다고 판단되면 이자율이 추가로 오르거나 연장이 불가하게 될 수 있다. A시행사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 부실사태 당시 서울만 PF대출이 되고 지방 사업은 거절됐던 일이 있었다"며 "이 같은 사태가 머지않아 다시 발생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국은행의 '2020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의 차입금의존도는 평균 26.8%를 기록한 가운데 대형건설업체 24.1%, 중소건설업체 30.3%로 차이가 났다.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건설업체의 이자 부담이 더 큰 셈이다. 빈재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종합건설업을 영위하는 중소업체의 이자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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