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자니 아까운 계륵… 중국과의 관계 어떻게?

[머니S리포트 - 한·중 수교 30년의 그림자] ③ 전문가 "中 눈치 보지 말고 국익 최우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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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오는 8월24일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30주년을 맞이한다. 한·중 수교는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양국의 공동이익과 안정적인 관계발전을 목표로 체결됐지만 지난 30년간 중국은 일방적으로 불공정 행위를 일삼기도 했다. 한국기업의 기술을 베끼거나 인력을 유출하는 사례가 빈번했고 미·중 패권 다툼에 낀 한국을 노골적으로 압박해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 한·중 수교 30주년의 이면을 살피고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설정해야 할지 알아봤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고심에 빠졌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기사 게재 순서
①툭하면 몽니… 이유 있는 '탈중국'
②'베끼고 훔치고'… 중국 산업굴기 뒤엔 한국 피빨기
③버리자니 아까운 계륵… 중국과의 관계 어떻게?


최대 우방국이자 동맹국인 미국이 중국 배제 기조를 강화하면서 한국 정부가 난처해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노선에 참여할 경우 중국의 반발로 대중 수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서다. 중국은 한·중 수교 이후 한국 전체 수출의 4분의1을 차지할 만큼 최대 교역국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국익 중심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칩4 동맹 추진' 美, 中 압박 수위 높인다


미국은 최근 한국 정부에 '칩(Chip)4 동맹' 가입 여부를 8월 말까지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칩4 동맹은 한국·미국·일본·대만 등 4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반도체 동맹이다. 메모리 반도체 1위 국가인 한국과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는 미국, 소재·장비 분야가 뛰어난 일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계 선도국 대만 등이 힘을 합쳐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공급망을 형성하자는 것이 골자다.

한국 정부는 칩4 동맹이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업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칩4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자 지난 5월 쿼드 정상회의를 열고 같은 달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킨 것의 연장선이 칩4 동맹이라는 시각이다. 쿼드는 미국·일본·인도·호주 등 4개국으로 구성된 안보협의체고 IPEF는 한국·미국·일본·호주 등 14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경제협력체다. 두 협의체 모두 미국이 주도했으며 각각 안보, 경제 측면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중국 배제 움직임에 대해 "양국은 거시 경제 정책을 조율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힘써야 한다"며 "규율을 위배하면서 디커플링(탈동조화)과 망 단절을 시도하는 것은 세계 경제를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중 수교 이후 최대 교역국 된 中… 칩4 동맹 참여시 수출 타격 우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5월21일 정상회담을 치룬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1(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국은 1992년 8월24일 중국과 수교를 맺은 후 대중 무역을 늘려왔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한·중 간 교역량은 수교를 맺은 1992년 63억달러에서 2021년 3015억달러로 45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한국 전체 수출의 25.3%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과의 무역이 늘면서 덩달아 한국의 대중 흑자 규모도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은 한·중 수교 이듬해부터 29년 동안 중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1993년 12억달러에서 2021년 243억달러로 20배 넘게 늘었다. 중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전 한·중 수교를 맺음으로써 외화벌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3개월(5~7월) 동안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의 영향으로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는데 중국 경제가 재가동하면 다시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중국이 칩4 동맹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한국 정부의 동맹 참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한·중 수교 이후 중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지난 2월 공개한 '수출기업 해외 공급망 현황 및 영향 조사' 자료를 보면 해외 공급망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35%, 47%에 달한다.

중국이 칩4 동맹 참여를 빌미로 경제 보복에 나서면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해 중·한(한·중) 무역은 전년보다 26.9% 증가했고 반도체만 놓고 보면 한국이 지난해 수출한 반도체의 60%가 중국 시장에 들어왔다"며 "공평하고 개방적인 시장 원칙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한국이 칩4 동맹에 참여할 시 경제 보복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한 한국의 피해가 클 것임을 시사하는 경고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칩4 동맹이 한국 반도체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가입해야 한다"며 "중국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한국을 중심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칩4 동맹 참여국 중 한국만 콕 집어서 보복할 가능성은 낮다"며 "칩4 동맹이 본격적으로 출범하기 전부터 중국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면이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한국의 핵심적인 미래 먹거리 중 하나"라며 "냉정하게 판단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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