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회장, 글로벌 경영 "양보는 없다"

[머니S리포트-다시 뛰는 新남방, 'K-금융' DNA 심는다②] 다시 뛰는 新남방, 'K-금융' DNA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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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확장판이다. 문 정부가 아세안·인도와 협력 강화에 방점을 둔데 더해 윤 정부는 신남방정책에 인도-태평양(인태) 국가와의 협력을 모색한다. 올 하반기 정부가 발표하는 외교정책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남방 국가들과 경제·문화·안보 등을 강화하는 동시에 인태 국가와 포괄적인 협력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정부의 한 걸음 더 나아간 신남방정책에 국내 금융회사들의 동남아시아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사태가 완화되면서 신남방을 주 무대로 한 금융영토 확장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이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해외 출장길에 직접 오르고 있다. 특히 금융 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은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디지털 금융' 해외진출, 신성장동력 키운다
② 5대 금융지주 회장, 글로벌 경영 "양보는 없다"
③ "이번엔 베트남이다" 미래에셋 vs 한투證 1위 쟁탈전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했던 글로벌 경영에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는 곳은 단연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금융시장과는 달리 금융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서 기회를 엿본다는 의지다.
조용병(왼쪽) 신한금융 회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각 사


비행기 타는 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빠르면 8월 중 동남아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조 회장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현지 법인과 영업현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 회장이)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방문을) 못했는데 빠른 시일 내 베트남 등 동남아 방문을 위해 다양한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5월 영국·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IR(기업설명회)투어를 다녀왔다. 조 회장은 해마다 2~3차례 이상 직접 해외 IR을 챙겼을 정도로 현지 소통을 강화하는 수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인 2019년에도 4차례의 해외 IR에 직접 나섰다.

조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5월 17일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 현장 소통을 이어갔다. 베트남은 신한은행의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현지에서 외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4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4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1% 급증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지난 5월 글로벌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브라이언 프리드만 회장을 만나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회장은 글로벌 사업에서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 시장과 투자 안정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윤 회장은 동남아에서 높은 경제성장 속도를 보이고 한국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과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금융산업 개방 초기로 외자계로서 시장 선점이 가능한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 3국을 겨냥하고 있다.

윤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2018년 7월 부코핀은행 지분을 22% 취득,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고 2020년 9월엔 지분 67%까지 매입해 KB국민은행의 계열회사로 편입했다. 부코핀은행은 1970년에 설립된 중형 은행이지만 주 고객인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피해를 보면서 적자 폭은 2020년 290억원에서 지난해 1825억원으로 불어나 2년간 약 2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에 윤 회장은 지난 5월 말 부코핀은행장으로 이우열 전 전략총괄(CSO) 부사장을 임명하며 디지털화를 통한 체질 개선을 꾀하며 현지 10위권 리테일은행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부코핀은행은 올 1분기 적자 폭을 줄이면서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코핀은행의 1분기 순손실은 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5억원 적자)대비 적자 규모를 크게 줄였다.

윤 회장은 캄보디아에서 KB캄보디아은행과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합병을 통한 상업은행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프라삭에 리테일 역량을 이전하고 캄보디아 리딩뱅크로 성장시켜 동남아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전략 거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왼쪽부터)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사진=각 사


글로벌 체질개선 꾀한다


올 3월 취임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아시아 고성장지역의 M&A(인수합병)와 지분투자를 확대하고 미주·유로존 등 선진시장에선 국내 진출 기업과 연계한 IB(투자은행)와 기업금융을 강화해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24개국에 진출한 경험을 기반으로 함 회장은 올 4월 국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대만 타이베이에 지점을 열기도 했다.

여기에 2019년 하나은행이 전략적 투자를 실시한 베트남 BIDV의 실적은 지난해 대폭 개선됨에 따라 관련 지분법이익도 전년대비 487.3% 급등했다.

하나금융과 BIDV는 ▲리테일뱅킹 확대 ▲포트폴리오 다변화 ▲리스크 관리 개선 ▲영업시너지 창출을 핵심 추진 사항으로 두고 한국에서 파견된 시너지추진단을 중심으로 40여개의 세부 추진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그 결과 2018년 약 32% 수준이던 리테일 비중은 2021년 기준 38%로 증가하는 등 전통적으로 기업뱅킹에 편중돼 있던 BIDV의 체질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글로벌 경영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5월 1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해외 IR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손 회장은 전 글로벌그룹장 등을 역임한데다 영어 실력도 수준급이어서 글로벌 경영에서 대면 소통이 능한 수장으로 평가받는다. 손 회장도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경제 성장률이 높고 금융 수요가 높은 동남아 신흥개발국의 경우 고성장·고수익 리테일 영업 확대를, 유럽·싱가포르 등에선 CIB(기업투자금융)에 중점을 두고 우량 신디케이션(여러 은행이 동일 조건으로 중장기 대출) 딜, 인프라, 항공기·선박 금융 등 IB 영업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에서 연평균 30%의 순이익 성장을 꾀하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2030년까지 11개국에 27개 네트워크를 확보, 글로벌 총자산 22조원과 글로벌 당기순이익 3240억원 달성으로 그룹 글로벌이익 비중을 10%까지 늘린다는 중장기 목표까지 세웠다.

올 하반기에는 베트남 내 NH농협은행 호치민 사무소가 지점으로 예비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하는데 손 회장이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가 이를 뒷받침할 것이란 관측이다.

손 회장은 글로벌 사업 방향으로 '합종연횡'을 두고 있다. 베트남 등 신남방시장 개척과 홍콩 등 글로벌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 등을 연결하고 농협금융이 지닌 농업금융과 디지털 역량을 더해 차별화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박슬기
박슬기 seul6@mt.co.kr

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지식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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