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L 사태' 법정싸움 장기화… 금감원·손태승 '제재 정당성'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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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벌이는 징계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를 결정했다. 사진은 금융감독원./사진=머니S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를 두고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의 법정싸움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대법원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벌이는 징계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상고를 결정했다.

앞서 금감원은 2020년 1월 DLF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를 내렸다. 그러나 손 회장은 금감원을 상대로 징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8월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금감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주도 하에 판결문을 분석했고 장고 끝에 기한 하루 전날 상고를 결정했다. 대법원 상고 기한은 이날 자정까지다.


내부통제 법리 따진다… '실효성' 인정 여부 주목


금감원은 법원이 2심 판결에서 내부통제 마련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데 '실효성'을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동안 '금감원은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했는지 판단하는 데 있어 '실효성'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는지 내부통제기준에 단순히 법정 사항이 포함됐는지 만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며 "형식적인 사항만 포함돼 있을 뿐, 실제로 내부통제기능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정도에 이르렀는지를 함께 따져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실효성 여부를 판단할 기준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의 '별표2'에서 규정한 '내부통제기준의 설정 기준'을 들었다. '설정 기준'이란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운영하면서 준수해야 할 기준으로 ▲준법감시인의 업무상 독립성 보장 ▲장외 파생상품 취급 시 상품 구조의 적정성 심사 절차 마련 등 16가지로 구성됐다.

재판부는 "별표2에서 정한 내부통제기준의 설정 기준을 위반하는 등 내부통제기준의 목적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없는 경우,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적시했다. 1심에선 별표2를 인정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 2심 법원은 1심법원과는 달리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 제11조 제1항 '별표2'를 내부통제기준의 실효성 판단 기준으로 인정한 점 등에 비춰 최종심인 대법원의 판단을 통해 내부통제 관련 법리를 명확하게 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상고 결정에 "상고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 이복현, 상고 결정… "하나은행 DLF 소송 고려"


금감원의 상고 결정은 '검찰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융회사와 법리다툼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금융회사가 징계조치에 불복해 항소하는 등 감독기능에 물음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금감원이 무리하게 CEO 징계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사고의 책임을 CEO에 돌려 재판에서 패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의 징계, 제재 등 금융감독 기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라임사태와 관련된 CEO 징계 의결은 보류한 상태다. 사모펀드 사태 책임으로 징계를 받은 증권사 CEO들이 줄줄이 행정소송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사모펀드 사태로 징계를 받은 금융사 CEO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김형진·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 등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DLF 불완전 판매에 징계 처분을 받은 데 불복해 소송을 하고 있다. 함 회장이 제기한 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은 손 회장과 달리 금감원이 1심에서 승소했고 현재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금감원은 함 회장 재판과 관련해 "하나은행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법원이 판단했다"며 하나은행 재판 결과를 토대로 대법원 상고를 할 것을 시사했다.

한편 금감원의 내부통제 제재는 금감원과 우리은행과의 DLF 소송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처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부문 부원장은 "우리은행 횡령 건을 비롯해 내부통제와 관련한 다른 사안들은 내부통제 이외에 다른 법률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부터 처리할 것"이라며 "내부통제를 마련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제재는 대법원 최종판결을 통해 불확실성이 해소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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