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이익봤나"… '횡재세' 논의에 정유업계 냉가슴

[머니S리포트 - 불 붙은 횡재세 논의] ③ 적자 땐 도움 없었는데 이익 보니 횡재세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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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유업계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자 정치권에서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정유업계가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시적인 흑자에 준조세 명목으로 추가적인 세금을 부과하는 건 시장논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횡재세 도입을 둘러싼 논란을 살펴봤다.
정치권의 횡재세 부과 논의에 정유사는 적자를 봤을 때 아무 지원도 받지 못했는데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일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고유가 국민고통 분담을 위한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소박스]▶기사 게재 순서
①"많이 벌었으면 내놔라"… 횡재세, '코로나 이익공유제' 시즌2
②'횡재세', 해외는 도입 활발… 한국도 가능할까
③"우리만 이익봤나"… 횡재세 논의에 정유업계 냉가슴

정치권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국내 정유사에 '횡재세'(초과이윤세·wind fall tax)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우려된다. 정유사들은 손해를 봤을 때는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했는데 이익에 대해서 추가 세금을 내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2022년 정유 4사의 상반기(1~6월) 영업이익 합계는 10조원을 넘어섰다. ▲SK이노베이션(SK에너지의 모회사)의 석유 관련 사업 부문이 4조674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에쓰오일 3조540억원 ▲GS칼텍스 3조2133억원 ▲현대오일뱅크 2조748억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정유 4사는 4조5802억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2022년 정유 4사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는 4조5477억원이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역대급 실적 낸 정유업계에 정치권은 '횡재세' 압박


정치권에서는 서민경제 안정화를 위해 정유사에게 과도한 이익을 공유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은 지난 8월1일 국회에서 '고유가 국민고통 분담을 위한 정유업계 간담회'를 갖고 정유 4사 경영진을 만났다. 간담회에는 구창용 SK에너지 부사장, 김평길 에쓰오일 전무, 김창수 GS칼텍스 전무, 유필동 현대오일뱅크 전무, 정동창 대한석유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석유사업법에 따른 부과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18조 1항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석유 수급과 석유 가격의 안정을 위해 석유정제업자 등에게 부과금을 거둘 수 있다. 부과금은 석유 또는 석유제품 1리터당 36원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으로 결정된다.

부과금이 아닌 기금 출연을 통해 소외계층에게 에너지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3조원 이상의 이익을 낸 정유 4사는 1000억원의 특별기금을 만들어 에너지 취약 계층에 환원했던 전례가 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과거 출연액이) 3조원 규모에 1000억인데 지금은 상반기에만 10조원이니 적정 규모 기금을 통해 에너지 취약층에 작은 희망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 8월2일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횡재세의 해외 도입 사례를 분석하며 국내 정유 4사의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 늘어난 만큼 이를 공론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횡재세 부과 '부당하다', 정유사 난색


정치권의 횡재세법 논의에 정유사들은 난감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정유 4사는 4조580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정유사별 적자 규모는 ▲SK에너지 1조9361억원 ▲에쓰오일 1조991억원 ▲GS칼텍스 9192억원 ▲현대오일뱅크 5933억원이었다.

당시 정유사들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 이에 최근 이익을 본 것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반도체와 가전 등 다른 산업군도 연일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데 정유사에만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주장이다. 정유사에 횡재세를 부과하면 타 산업군도 횡재세를 내게 될까 봐 해외로 사업 거점을 옮겨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A정유사 관계자는 "손실에 대한 보전 없이 정유업계에만 횡재세를 거둔다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며 "정유사들이 해외로 거점을 옮긴다면 한국의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횡재세 부과 대상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해 횡재세를 걷는다면 휘발유 원가를 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유종별 원가를 계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유는 끓는 점 차이를 이용해 가장 가벼운 액화석유가스(LPG)부터 납사, 등유, 경유, 중유가 생산된다. 정제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큼 석유제품별 원가를 측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횡재세를 부과한다면 정유사들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정유사들은 2022년 경영성과에 따른 순이익을 미래 성장 동력 확보,수소와 탄소 등 미래 에너지 전환 대응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탄소 중립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에 밑거름으로 사용해야 하는 정유사의 이익이 횡재세로 걷힌다면 세금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구조가 무너질 것"이라며 "횡재세 부과로 세수가 일시적으로 늘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을 해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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