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기술력 충분하지만 임상에만 수조원… 정부는 뒷짐

[머니S리포트-美 본토 상륙하는 '한국 신약'③] 여전히 높은 美 시장 문턱… "적극적인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새로운 중심산업으로 도약했다. 한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고 미국과 영국에 이어 두 분야를 모두 보유한 세 번째 국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가 아닌 전통 제약산업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두 회사 승인이 확정된다면 FDA 승인 국산 신약은 총 7개로 늘어난다. 지난해 국내 허가를 받은 신약은 5개가 나왔지만 2019년 SK바이오팜을 끝으로 FDA 벽을 넘은 국내 신약은 전무하다. 미국시장은 글로벌 제약시장의 40%를 차지한다.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 진출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팬데믹 속에서 급성장을 이어온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미국 진출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큰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5개의 신약이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의 교두보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진출은 여전히 버거운 현실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760조 美시장 노린다"… 7.9% 확률 도전하는 한국 제약·바이오
② 2년간 美 FDA 허가 신약 103개… 한국은 '0'
③ 신약 개발 기술력 충분하지만 임상에만 수조원… 정부는 뒷짐


제약·바이오는 높은 성장성 탓에 세계 각국에서 주력 산업으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은 이 같은 흐름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팬데믹 이후 큰 성장을 이뤘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기업과 병원이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시험 수는 411개로 5년 전인 2017년(276건)에 비해 48.9%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도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등 5건에 달한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스카이코비원을 제외하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없고 치료제 역시 렉키로나가 유일한 상황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백신·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화이자와 모더나 주도의 경쟁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불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의 벽도 아직 국내 기업들에겐 높다. 일본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14개의 신약이 FDA 승인을 획득한 반면 한국산 신약은 지난 5년간 단 1개의 제품만이 FDA의 문턱을 넘었을 뿐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수년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정부도 보건의료 R&D에 연간 1조원 이상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경쟁에서 여전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등 현실적인 이유가 FDA 승인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한다. FDA 승인을 위해
필요한 대규모의 기초 연구부터 글로벌 임상까지의 과정을 기업 혼자 감당하기엔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5개의 국내 개발 신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반면 FDA 승인을 획득한 국내 신약은 2019년 이후 2년 연속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국산 신약의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현황./ 그래픽=김은옥 기자


임상에만 수조원… 기술보다 현실적 문제가 크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그동안 글로벌 신약 개발 성과가 미미했던 것은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부족한 R&D 투자 규모와 최대 조 단위가 소요되는 임상 비용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선 기초 단계부터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모든 과정을 기업이 진행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재단 단장은 "FDA 승인의 경우 국내와는 비용이나 임상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임상에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기술뿐 아니라 현실적 문제가 기업들에겐 더 어려운 문제"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FDA 승인 절차에 대한 절대적인 경험이 부족하다며 팬데믹을 계기로 활발해진 연구개발 투자를 더 확대하면서 FDA 승인을 위한 전략을 더 세부적으로 마련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전무는 "그동안 초기 단계의 신약 물질을 기술이전하고 고품질의 의약품을 생산, 수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쌓아왔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외부로부터 특정 기술과 정보를 도입하는 동시에 내부의 자원이나 기술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국내·외 파트너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공동 R&D,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특히 "글로벌 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규제기관의 기준에 맞는 자료를 갖추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임상 초기부터 FDA, 협력기관 등과 사전 미팅을 통해 다양한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를 찾아 아이엠지티(IMGT) 연구소에서 약물의 나노 입자 크기를 측정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기술경쟁력 충분, 민간·정부 적극적 투자 이뤄져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FDA 승인을 위해선 기업들이 개발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기초연구가 튼튼해야 글로벌 수준에 맞는 신약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 과정은 기업만으론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가 부분적 지원이 아닌 전체적인 개발 과정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국내 신약 개발이 더 활발히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묵 단장은 "국가신약개발재단에서 국내 기업들의 신약 후보 물질을 분석한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겨룰 만한 후보 물질이 10개 넘게 나왔다"며 "정부가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금액의 일부만 지원해주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두려움 없이 신약 개발에 뛰어들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윤섭
김윤섭 angks678@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김윤섭 기자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 코스피 : 2215.22상승 5.8418:03 10/05
  • 코스닥 : 685.34하락 11.4518:03 10/05
  • 원달러 : 1410.10하락 16.418:03 10/05
  • 두바이유 : 88.82상승 0.5418:03 10/05
  • 금 : 1720.80하락 9.718:03 10/05
  • [머니S포토] 양조위 '부산 팬들을 향한 손인사'(BIFF)
  • [머니S포토] 조계종 총무원장 취임법회 참석한 與·野 인사
  • [머니S포토] 대화 나누는 금감원 이복현·저축은행 오화경
  • [머니S포토] 금감원장,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지원 격려
  • [머니S포토] 양조위 '부산 팬들을 향한 손인사'(BIFF)

칼럼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