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미쓰비시 현금화' 결정 초읽기… 日 '보복' 우려도

'심리 불속행' 기한 넘기더라도 이달 중 결론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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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5일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2022.8.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5일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2022.8.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일관계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 전범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 강제매각 여부에 대한 우리 대법원 결정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본 미쓰비시(三菱)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상표권 특별현금화 명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대법원 3부는 당초 예상과 달리 19일 이 사건 '심리 불속행'을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 주심 재판관인 김재형 대법관이 오는 9월 퇴임을 앞두고 있어 "늦어도 이달 말까진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전지방법원은 작년 9월28일 강제동원 피해자 측 청구에 따라 미쓰비시의 국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2건에 대해 매각 명령을 내렸다. 이에 미쓰비시 측은 즉시 항고했으나 기각됐고 올 4월 재항고했다.

대법원은 규정상 사건 접수 4개월째인 이날까지 이 사건을 더 이상 따져보지 않아도 될지, 즉 '심리 불속행'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이와 관련 대다수 법률 전문가들은 "대법원이 이미 일본 기업들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 지급을 명령한 만큼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들을 더 봐줄 이유가 없다"며 '심리 불속행'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번 결정이 한일 양국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좀 더 시간을 두고 법리적 검토를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 대법원의 이 사건 재항고를 인용한 정식 심리에서 매각명령이 확정되면 현재 법원에 압류돼 있는 미쓰비시의 해당 자산에 대한 현금화 절차가 시작된다.

이 경우 다른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받고자 미쓰비시처럼 한국 내 자산 압류·매각을 신청한 일본제철에 대해서도 추후 법원으로부터 같은 명령이 내려질 전망이다.

한일 양국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양국관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단 판단에서 나름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 중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활동가들이 지난 11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쓰비시 자산 특별 현금화 명령에 관한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2.8.1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활동가들이 지난 11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쓰비시 자산 특별 현금화 명령에 관한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2.8.1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그러나 해법 마련에 앞서 '현금화'가 결정될 경우 어쨌든 양국관계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우리 법원이 '현금화' 조치를 취하면 일본 측에서 각종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지난 2018년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이 나왔을 당시부터 우리 정부 소유의 일본 내 자산을 '동결'하거나 우리나라에 금융·경제제재를 가하는 등의 대응조치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7월 발동돼 현재도 유지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도 그 일환이다.

만약 일본 정부가 우리 법원 결정을 이유로 '추가 보복'에 나선다면 우리 정부도 가만히 있기 힘든 만큼 한일관계는 다시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양국이 일단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가 양국관계를 극단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단 점에서 "법원 결정 이후에라도 양국이 해법을 마련코자 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이와 관련 정치권 등에선 우리 정부나 기업 등이 피해 배상금을 우선 변제하고 일본 측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이른바 '대위변제' 방안이 그나마 한일관계 악화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 충돌 없이 채권자(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도 사실상 대위변제를 가리킨다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우선시하는 피해자 측은 물론 일본 정부도 대위변제에 크게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란 점에서 그 실현 가능성 또한 여전히 미지수다.

그간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우리 정부에 제공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며 우리 법원의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은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법원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 예단할 수 없지만,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소통을 위해 노력해 문제가 바람직하게 해결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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