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체르노빌 될까…자포리자 원전, 실제 사고 가능성은

포격보다 정전이 더 큰 위험…냉각 시스템 가동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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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앞을 러시아 국기가 부착된 군복을 입은 군인이 지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4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앞을 러시아 국기가 부착된 군복을 입은 군인이 지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포격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 모두 포격이 계속될 경우 재앙적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며 포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원자력발전소의 기술자,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 회사인 에네르고아톰 관계자 등을 인용해 원전에 대한 포격이 가져올 위험을 살펴봤다.

1. 정전

정전은 원자력발전소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앞서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규모 9.1의 강진보다는 정전 사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쓰나미로 밀려 들어온 바닷물 대문에 전기가 끊기는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노심을 식혀줄 냉각수 공급이 끊겼다. 노심은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노심을 감싸고 있던 지르코늄까지 용해되면서 남아 있던 냉각수와 반응해 수소가 생성됐다. 이 수소가 공기와 반응해 폭발이 일어났다.

이처럼 원자로 노심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를 냉각시키는 펌프가 작동하기 위해선 전기가 필요하다.

발전소의 전기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늘 두렵다고 자포리자 원전의 기술자들도 입을 모았다. 백업 디젤 발전기가 있긴 하지만, 현장에 전력이 얼마나 필요할지는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5일 러시아의 포격이 발전소를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연결하는 3개의 전력선을 손상시켰다고 주장했다.

에네르고아톰의 책임자인 페트로 코틴은 "발전소와 전력망을 다시 연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정"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에네르고아톰은 외부 전원 공급이 차단된 후에도 핵연료 냉각 시스템을 계속 작동시키기 위해 디젤 공급 장치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각 시스템을 가동시키지 못한다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노심이 녹아내릴 가능성이 크다.

2. 원전 근로자에 대한 압박

공장 직원들은 교대 후 집에 갈 수 없는 경우가 있어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틴은 "직원들이 심각한 심리적, 육체적 압박하에 일하고 있다"며 "공장의 개조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한 기술자는 자포리자 원전의 6개 원자로 중 2개가 작동하고 있지만, 모두 중요한 안전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이 원자력발전소의 상황은 견딜 수 없다(untenable)"고 언급한 바 있다.

3. 직접적인 충격

전문가들은 원자로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은 즉각적인 위험으로 보지 않고 있다. 원전 설계 당시 비행기 추락과 같은 충격을 견디도록 제작됐다는 것.

독일의 발전소 및 원자로안전협회(GRS)의 원자력 전문가 세바스찬 스트란스키는 "원자력발전소는 철근 콘크리트 격납장치에 의해 기계적 충격으로부터 보호된다"며 "원자로가 정지돼도 핵분열 생성물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붕괴 후 열을 원자로에서 더 이상 방출할 수 없는 경우에만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원전 관계자들이 정전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결국 열을 적절히 방출하는 등 관리를 통해 노심이 녹아내리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다만 러시아군 화생방 방어군 책임자인 이고리 키릴로프는 "자포리자 원전의 백업 지원 시스템이 손상됐다"며 "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능 물질이 독일,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지를 덮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여파가 덮칠 곳으로 러시아를 지목하기도 했다.

앞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지난 5일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포격의 주체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를 보유해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로, 지난 3월 러시아군에게 탈취당했다. 당시 이곳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단지 내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와 같은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달 초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이 잇따르자 유엔과 IAEA는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시찰을 촉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만나 자포리자 원전에 IAEA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도 시찰단 파견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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