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머니S리포트-새 판 짜는 삼성] ③ 핵심은 삼성전자 최대주주 '삼성생명'의 지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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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권을 계기로 삼성의 경영 시계가 한층 빨라졌다.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해제로 강력한 총수 리더십을 복원, 그동안 주춤했던 대형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주요 현안 해결에 힘을 싣고 있다. 2017년 사라진 컨트롤타워가 조만간 복원되고 미완의 과제였던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삼성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이재용 부회장의 복권 이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차기 전략제품 보고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기사 게재 순서
①보폭 넓히는 이재용… '뉴 삼성' 가속페달
②커지는 불확실성… '컨트롤타워' 재건으로 돌파
③'뉴 삼성'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광복절 특별 사면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취업제한이 해제되면서 '뉴 삼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년째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오는 11월 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모인다. 개편 방안으로는 삼성물산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 등이 거론된다.


'미완의 과제' 삼성 지배구조 개편 본격화


이찬희 신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월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스1 이재명 기자
과거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선 뒤 여러 차례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현재까지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듬해 4월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사건 재판과 계열사 부당합병, 분식회계 등 논란이 불거진 영향이다.

복권된 이재용 부회장이 연내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지배구조 개편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 후 10년째 직을 유지하고 있는데 재계에선 삼성전자의 창립기념일인 오는 11월1일을 이 부회장이 승진하는 날이 될 것으로 본다.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후 대규모 조직 개편이 예상되는데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은 매년 12월 초 사장단 정기인사를 단행한다.

올해 출범한 '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8월 연간보고서를 발간하고 "삼성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지배구조의 개선"이라며 "외부 전문가의 조언과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다양하게 경청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2018년 삼성그룹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화재가 소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하면서 2013년 80여개에 달하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어냈다. 순환출자란 계열사 관계인 A기업이 B기업에 출자하고 B기업은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출자하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의미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굳혔으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직접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의 일가와 임원, 삼성 주요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지분율은 20.8%에 그친다. 부실한 지배력으로 외부 세력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이 삼성전자의 약점으로 꼽히면서 지배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다.


'삼성생명법' 통과 시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 불가피


쟁점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8.51%, 5억816만주) 처리 방법이다.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로 보유하도록 한 법 기준을 '취득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취득가는 5746억원이지만 시가는 약 30조원에 달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도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계열사 주식을 8조4300억원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은 약 22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보험업법 개정에 대비해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인수 가능성도 있지만 개정된 공정경제 3법에 따라 부담이 커졌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면 지주비율이 50%를 넘게 되면서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된다. 과거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의 20%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법이 바뀌면서 의무지분율이 30%까지 늘었다.


삼성물산 '인적분할' 가능성 대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19일 복권 후 첫 대외 행보로 경기도 용인시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R&D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사진=삼성전자
재계에선 인적분할을 통한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 등으로 구성된 '사업지주'와 삼성생명 등으로 이뤄진 '금융지주'로 분할하는 방안이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것이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회사를 인적분할하면 자사주에도 의결권이 생기면서 총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 조달이 걸림돌이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5.01%에 불과해 24.99%를 추가로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이 들고 있는 지분 8.51%를 합쳐도 16.48%를 확보해야 한다. 시가총액이 약 335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지분 16.48%를 확보하는 데 소요되는 재원은 약 55조2080억원에 달한다.

지배구조 개편에 투입되는 자금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매각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06%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이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등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면 삼성물산을 사업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며 "인적분할 시 지배구조 개편과 더불어 금산분리 문제도 해결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있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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