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끌고 정부 밀고…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쥔다

[머니S리포트 - 민간 주도 성장, 다시 뛰는 대한민국] ③ '반도체 초강대국' 도약 추진…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로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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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이 복합 경제 위기에 처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상황 속에서 나랏빚은 1100조원에 육박하고 무역적자 규모가 심화되는 등 악재가 쌓이고 있다.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긴축통화 기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인 여건도 최악이다. 특히 내년 세계 경제가 경기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경고음도 울린다.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결국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활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에 정부는 정책 방향을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로 잡고 민간 투자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로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위기를 넘어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고 있는 '팀 코리아'의 발걸음을 따라가 봤다.
정부와 국회가 반도체산업 지원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회 모습. /사진=공동취재
▶기사 게재 순서
①'퍼펙트 스톰' 경고음… 돌파구는 '민간 주도 성장'
②위기극복 팔 걷은 기업들… 한국 도약 이끈다
③기업 끌고 정부 밀고…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쥔다
④기업이 여는 '뉴 스페이스'… 민간우주 시대 활짝
⑤"이번엔 K-원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
⑥규제 풀고 슈퍼앱 기반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육성
⑦가상자산 활성화… 불법 공매도 제도 손질
⑧'제2 중동 붐' 만들자… 해외건설 투자 급부상
⑨재건축·재개발 새판 짠다
⑩민간 주도 성장, 성공 조건은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정부가 반도체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한다. 반도체를 초격차 전략기술로 선정,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하고 투자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국회도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를 구성하는 등 반도체업계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국회 지원을 바탕으로 투자를 늘리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에 나선다.


"글로벌 반도체 주권 확보하라"… 정부, 폭넓은 지원으로 반도체산업 강화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각국 정부들이 반도체산업 지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9일(현지시각) 반도체산업에 520억달러(약 70조원)를 지원하고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짓는 기업에 세액공제(25%)를 제공하는 내용의 '반도체 산업 지원법'에 서명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7740억엔(7조5000여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편성했고 타이완은 반도체 R&D에 15%의 세액공제율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달 4일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시행하며 반도체산업 지원 고삐를 당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달까지 국가첨단전략기술을 1차 지정할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반도체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가 국가첨단전략기술에 포함되면 특화단지 지정, 기반시설 지원,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받는다. 특화단지 지정 시 산업입지법, 산업집적법 등 인허가 기간이 45~90일 이내로 단축된다. 도로와 가스·용수·전기·집단에너지공급시설 등 공동연구개발에 필요한 장비·설비 등에 대한 기반시설 구축비도 지원받고 경우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도 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투자지원 ▲인력양성 ▲시스템 반도체 선도기술 확보 ▲견고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긴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향후 5년 동안 34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대기업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기존 6~10%에서 8~12%로 상향한다. '스타 팹리스(시스템 반도체 설계)' 30개사를 선정, 3대 차세대 시스템반도체인 전력 반도체·차량용 반도체·AI 반도체 등에 대한 R&D를 지원한다.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지원에 힘을 쏟는 이유는 국내 기업들이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강점을 갖지만 시스템반도체에선 약한 모습을 보이는 영향으로 관측된다. 반도체는 정보를 기억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데이터를 연산·제어·처리하는 시스템반도체로 나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점유율 1·2위를 차지했으나 시스템반도체 분야 점유율은 3%에 그친다. 정부는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발맞춰 '반도체특위' 꾸린 국회… 삼성전자·SK하이닉스, 국가 지원 바탕으로 투자 확대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기흥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 /사진=삼성전자 제공
정부가 반도체 지원 속도를 올리자 여당도 반도체특위를 구성해 보폭을 맞췄다. 반도체특위는 대기업의 반도체 등 국가첨단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현행 6%에서 기본 20%까지 올리고 공제 기간을 2030년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을 발의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이 통과될 시 국내 반도체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조원, 2조원의 세금을 감면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은 기업에서 운영하는 계약학과의 운영비를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등 고급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업이 대학 등에 반도체 장비 등 중고자산을 기증하면 자산 시가 10% 상당의 금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하고 맞춤형 고등학교를 인재 양성 사업에 포함한다는 내용도 있어 산학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국회가 반도체산업 지원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경쟁력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 동안 총 4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 5월 밝혔다.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하기 위해 메모리반도체 초격차를 늘리면서 팹리스·파운드리(반도체 위탁설계) 경쟁력 확대에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8년 만에 신규 R&D센터(기흥) 기공식을 열고 연구단지 조성에 2028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올 가을부터 삼성전자의 투자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되면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른 '5년간 취업제한'이 해제된 영향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약점이라고 꼽히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추진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초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특별한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를 건설할 계획이다. 올 10월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한다. SK하이닉스는 향후 5년에 걸쳐 M15X 공장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 등에 총 1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5758억원을 쏟아부은 '키파운드리' 인수절차를 마무리 짓기도 했다. 키파운드리는 8인치 웨이퍼 기반으로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기업이다. 키파운드리 인수로 SK하이닉스의 8인치 웨이퍼 생산능력은 현재의 2배 수준(월 20만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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