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새 시대' 열리나… 기대하는 건설업계

[머니S리포트 - 민간 주도 성장, 다시 뛰는 대한민국(9)] 도시정비사업 대못 규제 수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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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이 복합 경제 위기에 처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상황 속에서 나랏빚은 1100조원에 육박하고 무역적자 규모가 심화되는 등 악재가 쌓이고 있다.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긴축통화 기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인 여건도 최악이다. 특히 내년 세계 경제가 경기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경고음도 울린다.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결국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활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에 정부는 정책 방향을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로 잡고 민간 투자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로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위기를 넘어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고 있는 '팀 코리아'의 발걸음을 따라가 봤다.
▶기사 게재 순서
①'퍼펙트 스톰' 경고음… 돌파구는 '민간 주도 성장'
②위기극복 팔 걷은 기업들… 한국 도약 이끈다
③기업 끌고 정부 밀고…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쥔다
④기업이 여는 '뉴 스페이스'… 민간 우주시대 활짝
⑤"이번엔 K-원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
⑥규제 풀고 슈퍼앱 기반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육성
⑦가상자산 활성화… 불법 공매도 제도 손질
⑧'제2 중동 붐' 만들자… 해외건설 투자 급부상
⑨재건축·재개발 새판 짠다
⑩민간 주도 성장, 성공 조건은

정부는 민간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과 도심복합사업 등으로 수도권 37만가구·비수도권 15만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정부는 높은 규제로 인해 도심 공급의 핵심인 민간 정비사업이 위축됐다며 민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가 2027년까지 5년간 수도권 158만가구와 비수도권 112만가구 등 총 270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먼저 '민간 활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민간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과 도심복합사업 등으로 수도권 37만가구·비수도권 15만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해당 기간 전국적으로 22만가구 이상의 신규 정비지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도시개발 등 민간사업을 통한 공급 규모도 130만가구로 책정했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선 수도권 62만가구와 비수도권 26만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정부는 높은 규제로 인해 도심 공급의 핵심인 민간 정비사업이 위축됐다며 민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LH 업무가 신탁사·리츠로


정부가 내놓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방안 가운데 새롭게 등장한 것은 '민간도심복합사업'이다. 역세권 등에서 주거·상업·산업 기능이 복합된 창의적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를 허용하는 것이다. 공공사업과 같은 수준의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과 세제 혜택, 공원·녹지 기준 완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현재 서울시 민간 정비사업은 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용적률 210%에서 시작해 친환경 건축 등 시책에 부합해 조성하고 토지·공공시설·공공주택 등을 공공 기부채납하거나 매각할 경우 법적상한 용적률 300%로 건축이 가능하다. 반면 공공사업은 300%에서 시작해 최대 500%까지 용적률을 상향할 수 있다.

이 같은 규제 완화가 이뤄지기 위해선 '도심 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정부는 연내 해당 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법안은 국민의힘에 의해 발의된 상태다. 법안의 골자는 민간의 전문성·창의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특례를 적용하는 '도시혁신계획구역'을 지정해 문화·상업 등 성장거점을 조성하고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교통이 편리하지만 낙후된 지역은 첨단산업 중심의 '성장거점형'으로, 노후 역세권이나 준공업지 등은 '주거중심형'으로 각각 개발을 유도한다. 입지규제 최소구역(용적률·건폐율 등 규제 완화)도 개편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공공도심복합사업'과 유사한 구조다. 다만 신탁사·리츠 등 민간 회사가 토지주와 협력한다는 점에서 공공사업과 차이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주를 설득하던 과정을 민간 회사가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민간도심복합사업은 토지주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조합을 설립하지 않아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리츠는 특수목적법인(SPC)에 토지주, 디벨로퍼(개발사업자), 금융기관 등이 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되 토지주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신탁은 토지주들이 신탁사에 토지를 신탁해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신탁사가 사업·시공을 모두 관리하는 형태다.

다만 공공기여는 유지할 방침이다. 규제 완화에 따라 발생하는 개발이익에 대해선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공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 등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개발이익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사업자의 이윤도 제한한다. 주민 동의율이 30% 미만인 경우엔 공공 후보지 철회 후 민간사업으로의 전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비사업에 거는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조적으로 안전함에도 재건축이 추진되며 사회적 낭비가 유발될 우려 등의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모델인 민간 분양주택 '내집마련 리츠'(가칭)도 도입한다. 임대주택에 거주하다가 분양 여부와 시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주택도시기금 등이 출자한 민간 리츠가 공급주체로서 계약자는 분양가의 절반(보증금 선납)만 내고 최대 10년 임차가 가능하다.

나머지 절반은 분양전환 시 감정가를 기준으로 납부하게 된다. 분양 미선택 시 임대로 거주한 기간을 청약 가입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용지로 공급 예정인 기존 택지 가운데 일부를 지정해 연내 시범사업 택지 공모를 착수하고 수요자 호응에 따라 세부 모델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민간 주택공급 과제는


디벨로퍼와 금융회사가 자본을 출자하고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뿐 아니라 사업시행 역량을 갖춘 전문회사(AMC)가 사업을 시행해 사업비 조달 리스크와 비전문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민간 주택공급대책의 장점으로 꼽힌다. 토지주 출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설정해 토지주의 의사도 필연적으로 반영하는 구조이고 용적률 최대 500% 등 인센티브가 부여돼 사업성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토지주를 상대로 설득과 동의를 얻어야 하는 난관이 예상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기된다. 공공사업의 경우 토지주의 공공 시행에 대한 거부감에도 공공기관의 안전성과 신뢰도라는 장점이 있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민간도심복합사업의 리츠 방식은 현 조합방식 정비사업의 비전문성이나 자금조달 어려움 등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고 출자 규모에 따라 의결권이 배분되므로 '1인 1표제'로 인한 의사결정 지연 문제도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공공기여와 이익상한제 조건이 구체화돼야 판단이 가능하겠고 조합방식 대비 복잡한 구조화금융 수단이 적용돼 토지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토지주 설득에 활용할 수 있는 성공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민간 회사가 토지주에게 리츠 구조와 사업방식, 기대이익과 리스크 등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민간도심복합사업은 공공 방식에 비해 공공기여 조건이 강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인센티브 제공으로 인한 기존 정비사업과의 형평성 문제, 개발이익 관련 사회적 논란, 소수 지분 소유자의 권익 보호 등도 난제로 지목된다. 정비사업 활성화로 기대를 모았던 1기 신도시의 경우 정부는 올해 안에 재정비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을 거쳐 2024년 수립할 계획이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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