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중동 붐' 만들자… 해외건설 투자 급부상

[머니S리포트 - 민간 주도 성장, 다시 뛰는 대한민국(8)] 팬데믹 휴업 해외시장 다시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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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이 복합 경제 위기에 처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상황 속에서 나랏빚은 1100조원에 육박하고 무역적자 규모가 심화되는 등 악재가 쌓이고 있다.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긴축통화 기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인 여건도 최악이다. 특히 내년 세계 경제가 경기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경고음도 울린다.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결국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활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에 정부는 정책 방향을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로 잡고 민간 투자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로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위기를 넘어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고 있는 '팀 코리아'의 발걸음을 따라가 봤다.
▶기사 게재 순서
①'퍼펙트 스톰' 경고음… 돌파구는 '민간 주도 성장'
②위기극복 팔 걷은 기업들… 한국 도약 이끈다
③기업 끌고 정부 밀고…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쥔다
④기업이 여는 '뉴 스페이스'… 민간 우주시대 활짝
⑤"이번엔 K-원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
⑥규제 풀고 슈퍼앱 기반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육성
⑦가상자산 활성화… 불법 공매도 제도 손질
⑧'제2 중동 붐' 만들자… 해외건설 투자 급부상
⑨재건축·재개발 새판 짠다
⑩민간 주도 성장, 성공 조건은

새 정부가 해외건설에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건설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 규모도 300억달러(41조8300여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다. 사진은 필리핀 남부 철도 /사진제공=현대건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2년여 휴업 상태였던 해외건설 수주시장이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정책에 힘입어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각국의 금리인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분양가 상승 등으로 부동산 거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업체들은 국내 주택사업의 수익성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새 정부가 해외건설에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건설업계에 다소간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미 올해 해외건설 수주 규모도 300억달러(41조8300여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해외 수주 300억달러 달성 희망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21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211억7643만달러(29조5300여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수주 건수는 335건에서 383건으로 14% 늘었다.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 실적은 2010년 연 716억달러(99조8400여억원)로 최고점을 달성한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실제 2019년 223억달러(31조1000억여원)를 기록하며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위축됐고 2020년 351억달러(49조원)로 늘었다가 지난해 다시 306억달러(42조6800여억원)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만 해도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액은 전년동기(147억달러) 대비 18% 감소한 121억달러 수준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대규모 수주가 터졌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은 지난 7월 19억1433만달러(2조6700여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모그룹인 현대자동차의 중국 연료전지시스템 스택건설 프로젝트(9327만달러·1300억원)를 수주했다. 원전 수주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9월 24억7357만달러(3조4500여억원) 규모의 이집트 원전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고유가의 영향으로 중동 발주가 증가하면서 국내 건설업체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역별 수주액(9월21일 기준)을 보면 아시아가 84억1089만달러(11조7300여억원)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중동(61억8131만달러·8조6200여억원) 태평양·북미(28억6300만달러·4조원) 유럽(25억5145만달러·3조5600여억원) 아프리카(9억6600만달러·1조3500여억원) 중남미(2억366만달러·2840여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는 올 한해 해외 수주액이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시티 건설사업인 '네옴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 네옴 프로젝트는 5000억달러를 투입하는데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오는 10~11월쯤 방한해 한국 정부와 기업을 만나 사업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정부, 민간기업 역할 강화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해외건설 수주 환경이 좋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금융 등 정책 지원을 통해 업계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해외건설협회·한국수출입은행·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 유관기관장과 삼성물산·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현대엔지니어링·GS건설·두산에너빌리티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9월에는 해외건설사업을 영위하는 중견·중소기업 CEO들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KIND는 법정 자본금 한도를 기존 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상향조정해 기업의 투자지분 인수를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인프라 대출채권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금융기관에도 매각할 수 있도록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 개정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27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고 신기술 상용화도 지원한다. 기획·설계·조달·시공·감리 등 사업관리(PM)와 기획 설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간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 정부사업에 대한 경협증진자금(EDPF) 금리를 최대 3.5%에서 1.4%로 2.1%포인트 인하한다.

국토부는 지난 8월18일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출범해 국가별 원전 수주전략을 마련했다. 체코와 폴란드 등 주요 원전 발주국에 고위급 외교단을 파견해 수주를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중동의 주요 에너지·친환경사업 발주처와 총 500억달러 기본여신약정(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하고 친환경사업에 지원하는 4000억원 규모의 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PIS) 펀드를 추가 조성하는 등 금융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8월31일 대통령 주재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해외 인프라 수주 활성화 전략'을 확정했다.


고환율에 복잡해진 해외수주 셈법


저금리가 지속된 지난 수년간 국내 건설업체는 신규 분양 등 주택사업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왔다. 갑작스럽게 부동산 경기침체가 진행되는 상황에 이 같은 정부 지원은 건설경기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 급등 등 해외 수주 환경이 쉽지 만은 않은 상황으로 전략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건설 수주계약은 통상 달러 기준으로 이뤄져 고환율 현상이 현재 시점에선 실적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지만 향후 매출 반영 시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원자재가격과 현지 인건비 등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 약화도 우려된다.

대형건설업체 한 고위 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됨에 따라 원자재가격 상승과 원가율 부담이 커졌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보다 전략적인 해외 수주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도 "수주 금액 상승으로 유리한 점이 있지만 고환율로 인한 매입 단가 인상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수주 사업자의 경우 향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회계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따른 회계 반영이 주기적으로 이뤄진다"면서 "당장 고환율에 매출금액이 늘어났다가 실제 공사대금을 받는 시점의 환율이 떨어지면 회계상 손해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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