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팔 걷은 기업들… 한국 도약 이끈다

[머니S리포트 - 민간 주도 성장, 다시 뛰는 대한민국] ② '1000조원+α' 투자… 국가 난제 해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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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이 복합 경제 위기에 처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상황 속에서 나랏빚은 1100조원에 육박하고 무역적자 규모가 심화되는 등 악재가 쌓이고 있다.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긴축통화 기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공급망 차질 등 대외적인 여건도 최악이다. 특히 내년 세계 경제가 경기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경고음도 울린다.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결국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활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에 정부는 정책 방향을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로 잡고 민간 투자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로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위기를 넘어 새로운 도약으로 나아가고 있는 '팀 코리아'의 발걸음을 따라가 봤다.
재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100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퍼펙트 스톰' 경고음… 돌파구는 '민간 주도 성장'
②위기극복 팔 걷은 기업들… 한국 도약 이끈다
③기업 끌고 정부 밀고… K-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쥔다
④기업이 여는 '뉴 스페이스'… 민간우주 시대 활짝
⑤"이번엔 K-원전"… 글로벌 시장 '정조준'
⑥규제 풀고 슈퍼앱 기반 디지털 유니버설뱅크 육성
⑦가상자산 활성화… 불법 공매도 제도 손질
⑧'제2 중동 붐' 만들자… 해외건설 투자 급부상
⑨재건축·재개발 새판 짠다
⑩민간 주도 성장, 성공 조건은


재계가 경제 위기 극복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로 고물가·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는 상황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통해 경제 활력의 불씨를 살리고 공급망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등 국가적 난제 대응에도 힘을 보탠다. 기업들의 주도 아래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인 경제' 구축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투자로 성장 불씨 살린다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내세운 뒤 재계와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곧바로 국내 경제6단체장, 5대그룹 총수 등과 잇따라 회동을 가지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유기적인 연대를 강조했고 민간 투자 활력 제고를 위한 과감한 규제개혁과 소통 확대를 약속했다.

기업들도 즉각 화답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 정보통신(IT)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5년간 투자금액인 330조원 보다 30% 이상 늘었다. SK그룹도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BBC 분야에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현대차그룹 역시 2025년까지 국내에만 63조원을 풀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과 인프라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LG그룹도 2026년까지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내 투자는 연구개발(R&D),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되며 투자액 중 48조원을 R&D에 투입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5년간 37조원, 한화그룹은 37조6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여기에 포스코·GS·두산·현대중공업 등 다른 대기업들도 수조~수십 조원의 투자계획을 앞다퉈 발표했다. 국내 기업들이 밝힌 투자금액은 1000조원을 넘는다.

기업들이 투자하는 분야는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원자력발전 ▲우주항공 등 해외 국가에서도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다. 특히 반도체와 이차전지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는 분야다.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한국이 핵심 산업 공급망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한편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21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2공장을 건설할 예정인데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동참해 한·미 반도체 협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한국의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방한 당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삼성이 주도해 나가고 있는 많은 혁신이 놀랍다"며 "이 곳(평택)에서 본 것과 같은 파운드리 시설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구축하기로 한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이 부회장에게 직접 감사인사를 전한 바 있다.


국가 난제 해결, 재계가 발로 뛴다


재계는 국가 난제 해결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일자리 창출이다. 2020년 기준 국내 일자리 2472만5000개 중 민간기업의 비중은 78.7%에 달해 민간의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지난 5월 대기업들이 1000조원 투자 계획과 밝힌 국내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는 40만개를 넘어선다. 국내 10대 기업의 총 직원 수가 지난해 기준 102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과감한 채용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같은 재난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수십 억원의 기부금을 출연하고 각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중부지방에 큰 피해가 발생하자 삼성·현대차·SK·LG·한화 등은 각 사별로 수십 억원의 후원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고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긴급구호물품 기부와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힘을 보탰다.

국가 발전 프로젝트 추진에도 재계가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상공회의소가 추진하는 '국가 발전 프로젝트'다. 시즌1에선 전 국민을 상대로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해 ▲영상통화로 치매를 조기 진단하는 '사소한 통화' ▲지역관광과 모바일 게임을 융합한 '코리아 게임' ▲야간진료 및 응급실 현황 정보를 제공하는 '우리동네 병원' ▲중소기업 매출채권에 대한 유동성을 제공하는 '외상값 하이패스' 등을 사업화하는데 성공했다. 대한상의는 최근엔 시즌2로 '한식 산업화'를 선택하고 국가 브랜드 차원에서 한식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데 매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내부 전경. / 사진=삼성전자
재계는 국가 숙원 사업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 민간위원회는 기업별로 전담 마크할 국가들을 정했다. ▲삼성 31개국 ▲SK 24개국 ▲현대차 20개국 ▲LG 10개국 ▲롯데 3개국 ▲포스코 7개국 ▲한화 3개국 ▲현대중공업 2개국 ▲신세계 2개국 등이다. 주요 기업들은 총수와 경영진들이 직접 해외 주요국가 정·재계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부산엑스포 유치 대통령 특사'로 임명돼 추석 연휴 기간 멕시코와 파나마 등 남미를 방문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활동을 펼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 자격으로 9월 중순 일본과 미국을 찾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도 조만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며 개별 회사의 성장을 넘어 사회·국가와 함께 상생하고 성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경제 활력 제고와 국가 난제 해결에 역량을 집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개선과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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