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이재용… '뉴 삼성' 가속페달

[머니S리포트 - 새 판 짜는 삼성] ① 복권 이후 국내·외 현장경영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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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권을 계기로 삼성의 경영 시계가 한층 빨라졌다.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해제로 강력한 총수 리더십을 복원, 그동안 주춤했던 대형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주요 현안 해결에 힘을 싣고 있다. 2017년 사라진 컨트롤타워가 조만간 복원되고 미완의 과제였던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삼성의 행보를 따라가 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월10일(현지시간)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현장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기사 게재 순서
①보폭 넓히는 이재용… '뉴 삼성' 가속페달
②커지는 불확실성… '컨트롤타워' 재건으로 돌파
③'뉴 삼성'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보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국내·외 현장을 돌며 사업 현황을 챙기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임직원들과의 스킨십도 대폭 확대하며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전환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재계 1위 기업 총수로서 국가적인 과업 달성에 힘을 보태며 존재감을 크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뉴 삼성' 전환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넘어 해외 현장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 8월15일 복권으로 경영 활동의 족쇄가 풀린 직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복권 이튿날 곧바로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지난 3년간 협력해온 '리인벤티드 토일렛(RT) 프로젝트' 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RT 프로젝트는 물과 하수 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국가를 위해 신개념 화장실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이 부회장이 게이츠재단의 요청을 받고 직접 진행 경과를 챙겨왔다.

같은 달 19일에는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며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강조했다. 24일에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진으로부터 사업 현황 및 해외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진행 상황, 친환경 사업 추진 전략, 글로벌 시장 동향 등을 보고 받았다. 이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30일 삼성SDS 잠실 캠퍼스를 잇따라 방문해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미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월13일(현지시간) 파나마 삼성전자 파나마법인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해외출장도 재개됐다. 지난 9월 초 추석 연휴를 활용해 멕시코·파나마 등 중남미 지역을 찾아 계열사들의 생산시설과 투자 현황을 챙기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지지도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부산엑스포 특사로 임명돼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활발해졌다. 현장경영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사내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하고 MZ세대(1980년~2000년 대 초반 세대를 일컫는 용어)를 비롯해 워킹맘(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등 다양한 세대의 직원들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 등을 경청했다. 임직원들의 요청에 격의 없이 '셀카'를 찍고 직원의 가족과 영상통화도 했다. 해외에서도 외국인 임직원들과의 대화하고 예정에 없던 직원 숙소를 깜짝 방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총수라는 권위를 내려놓고 임직원과의 거리를 좁혀 젊고 역동적이면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심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속가능 경영에도 힘 싣는다


이 부회장이 활발한 경영행보를 보임에 따라 삼성전자의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그동안 주춤했던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빅딜'이 없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경영을 계기로 대형 M&A가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을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ARM은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월21일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10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께서 서울에 오시는데 아마 그때 우선 (ARM 인수를)제안 하실 것 같다"고 밝혔다. ARM은 현재 소프트뱅크가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의 회동을 계기로 인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지속가능경영에도 힘을 준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15일 초저전력 반도체·제품 개발 등 혁신기술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목표를 골자로 한 '신환경경영전략' 로드맵을 발표했다.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2030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2050년까지 각각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협력사를 대상으로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과 이행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실행력 담보를 위해 대표이사가 주관하는 지속가능경영협의회와 사외이사로 이루어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통해 이행 경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약속했던 '미래를 위한 동행' 비전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술 혁신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환경과 사회, 미래를 위해 모두와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뉴 삼성' 전략이 점차 구체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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