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극단선택 자립청년 통장엔 560만 원…찾을 수 없었다

지난달 광주에서 숨진 A양, '사소한 행정 미달'로 적립금 못받아
어느 누구도 도움 주는 사람 없어…까다로운 절차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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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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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지난달 24일 광주 광산구에서 한 소녀가 자신이 살던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숨진 A양은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으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가족 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는데 장애를 겪는 아버지와 함께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며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지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고를 겪어온 A양은 최근 다니던 대학도 그만 둔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은 어린 시절부터 장애를 겪는 부모와 분리 조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 8세의 나이에 분리조치됐던 A양은 심리적 불안 상태를 호소하고 아버지와 같이 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 2014년 원가정으로 복귀했으나 양육 환경이 나아지지 않았고 2015년 다시 A양은 아동복지시설로 옮겨졌다.

문제는 A양이 만 18세가 되면서 불거졌다. 보육시설에서 지내다 나온 청년들의 경우 만 18세가 넘으면 자립수당과 자립정착금을 받을 수 있지만 A양은 이와 관련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아동복지시설과 가정위탁 등에 2년 이상 머물러야 한다는 요건은 충족했지만 만 18세까지 보육시설에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A양은 2021년 2월 보육시설을 퇴소했는데, 그 누구도 A양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극단적 선택의 기로에 선 A양도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A양이 받아야할 적립금 역시 A양의 이름으로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양의 디딤씨앗 통장에는 적립금과 매칭 금액을 합해 총 560만7000원이 남아 있었다.

'디딤씨앗 통장사업'은 취약계층 아동의 사회진출에 필요한 초기비용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아동이 입금한 금액의 2배(월 최대 10만원)를 정부가 매칭 지원하는 것으로 18세 이상이면 학자금지원, 주거비용 마련 등을 위해 찾아갈 수 있으며 24세 이상이면 조건 없이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A양은 조건 미달로 인해 생활고에도 약 560만 원이라는 돈을 찾을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A양의 상황을 해명하고 동사무소 등 관련 기관을 찾아가 적극적 구제를 요청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음에도 아무도 도와주는 인원이 없었다는 점을 꼬집기도 한다.

A양과 비슷한 사례는 실제로도 굉장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디딤씨앗 통장의 만기가 지났음에도 찾아가지 않는 적립금은 1814억 원에 이르고 대상인원도 4만5217명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만기된 적립금을 찾지 않는 데는 통장 명의가 아동이 아닌, 지자체로 돼 있다는 것도 한 몫한다는 지적이다. 출금을 위해서는 다수의 증빙서를 지참해 지자체를 방문, 승인을 얻은 후 다시 은행에 지급 요청을 하는 등 까다로운 출금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한정애 의원은 설명했다.

한 의원은 "본인 돈임에도 잘못된 행정절차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자립청년들이 적립금을 제때 찾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사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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