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폰 2번호 시대… 통신 3사 '듀얼심 요금제'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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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하나의 휴대폰으로 번호 2개를 사용할 수 있는 'e심'(eSIM·embeded SIM) 상용화에 맞춰 해당 요금제를 잇달아 선보였다. 정부는 통신 3사가 업무용과 일상용 번호를 분리하고 싶은 고객들을 선점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벌일 것으로 봤지만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통신 3사는 '듀얼심'(e심+기존 유심) 요금제 출시로 고객의 일상을 지키는 데 앞장섰으나 실상은 아쉬운 점이 많다. 각 사가 내놓은 듀얼심 요금제 가격이 8800원으로 같은 탓이다. KT가 지난 8월28일 가장 먼저 듀얼심 요금제를 선보였다. 뒤이어 LG유플러스, SK텔레콤이 듀얼심 요금제를 출시했다. 데이터 제공량에서 차이가 있지만 요금제 가격이 원 단위까지 동일하다.

데이터 소진 후 사용 가능한 데이터 소진 시 속도제한(QoS)도 3사 모두 400kbps다. '가격 담합'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에서 비슷한 데이터 제공과 요금 수준으로 과점 구조를 구축, 재미를 본 통신 3사가 듀얼심 요금제에서도 이를 재현한 것이다.

당초 e심은 기존 통신사와 다른 곳에서 가입할 수 있어 통신업계 경쟁이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통신 3사가 동일한 요금제를 선보여 가격이 낮아지는 선순환 구조는 사라졌다. 게다가 듀얼심 요금제를 쓰기 위해선 두 개 번호 모두 같은 통신사에서 개통해야 한다. 통신사 간 이동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통신 3사는 e심 서비스 출시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다. 대략 2750원이 드는 e심을 설치하면 기존 유심(7700원~8800원 수준)을 구매할 유인이 떨어지면서 수익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e심을 통해 데이터 이용 요금제와 음성 통화 요금제를 각기 다르게 가입, 통신비를 줄인다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도 불 보듯 뻔하다. 직접 e심을 다운로드만 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통신 유통 매장 역시 실적 하락은 피할 수 없다. 온라인에서 e심을 개통하면 오프라인 매장의 수수료 매출을 떨어뜨릴 것이 자명하다.

e심 상용화는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한 것이다. 정부 의지로 시작된 사업인 만큼 통신 3사가 이 같은 문제를 자발적으로 개선할지 의문이다. 통신 3사는 최근 5G 중간요금제에 이어 과중한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때문에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똑같은 요금제를 내놓은 상황을 방관해선 안 된다. 요금제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e심 요금제 출시에만 그치면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사기업인 통신사들이 자사 이익을 챙기면서도 공적인 책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묘안이 필요하다.


 

양진원
양진원 newsmans12@mt.co.kr

안녕하세요 양진원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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