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한 동거녀를 살해해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조현진(27)이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1월21일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에서 조현진이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사진=뉴스1

이별을 통보한 동거녀를 살해한 조현진(27)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많은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는 27일 조현진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15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앞서 조현진은 지난 1월12일 이별을 통보한 동거녀를 무참히 살해해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조현진과 검찰은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조현진은 항소심 재판부에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면서 감형을 주장했지만 반성문에는 자신의 불우한 처지와 피해 여성을 탓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스1에 따르면 3차례에 걸쳐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진정 뉘우치며 반성하고 사죄하는지 의심된다"며 "원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판시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듣고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피고인을 비하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며 조현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이별을 통보받고 범행 실행까지 불과 1시간에 이뤄진 범행은 매우 참혹했다"며 "피해자의 생명을 구호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한때 사랑했던 피고인에 의해 극심한 고통으로 생을 마감했고 피해자의 어머니는 딸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신적 충격과 분노·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지만 법원으로서는 그 고통을 헤아리기조차 어렵다"며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태도와 반성문을 보면 진정 뉘우치며 반성하고 사죄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할 것인지 고민했지만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할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며 "살인죄의 법정형인 30년이 집행돼 종료되면 피고인은 57세의 나이가 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