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노동기본권에 대한 발상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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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일을 하고 정당한 보수를 받고 싶은 사람의 욕구는 디지털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다. 국민의 노동기본권은 디지털 기술 활용 숙련도가 뒷받침돼야 실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숙련도가 높으면 취업 기회가 많고 소득도 높은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빈곤하다.

기업과 국가도 그렇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고숙련 인력 양성과 확보를 통해 급성장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국가는 교육은 물론 노동과 복지 제도를 숙련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미국과 독일은 실업률이 제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아졌고 그렇지 못한 한국과 남부 유럽은 고용이 양과 질 모두 악화됐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디지털 전환은 빠르고 교육 수준도 높지만 숙련이 부족한 국가다. 세계경제포럼 등 국제기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고숙련 인력이 소수에 지나지 않다 보니 취업 기회와 임금의 양극화가 심각해졌다. 디지털 전환으로 노동시장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중구조화됐고, 격차의 정도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중 가장 심각하다.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제조업의 50%에도 못 미치고 대기업의 고용비중은 10%에 지나지 않으며 대졸 청년층 60%가 비정규직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노동법과 임금 및 고용의 경직적인 관행에 기인한다.

디지털 전환으로 노동의 성격이 바뀌지만 제도는 따라가지 못했다. 노동이 육체에서 머리를 쓰는 쪽으로 바뀌고 일하는 장소와 시간도 다양해진다. 컴퓨터와 인터넷, 인공지능 기술이 모든 산업에 활용되고 사람의 노동과 결합되는 기계가 자동화 설비에서 로봇으로, 공장에서 사무실로, 이제는 가사 노동으로 확산된다.

하지만 임금은 여전히 호봉으로 결정되고 성과급도 취지를 살리지 못하며 근로시간과 업무의 조정은 경직적이다. 근로조건의 변경은 법에 따라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노동조합은 전투적이고 비협력적이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디지털 시대의 노동기본권을 확립하는데 나서야 한다. 핵심은 취업을 하고 소득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숙련을 누구나 쉽고 신속하게 습득·활용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노동기본권의 개념이 바뀌는 만큼 법을 만드는 정부와 정치권, 임금과 고용관행을 만드는 기업과 노조는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이에 부응해야 한다.

문명을 밝히는 디지털 기술이 노동을 황폐화시켜서 안 된다. 디지털 시대가 수반하는 근로빈곤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동기본권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노동기본권의 핵심은 숙련의 습득에 필요한 교육훈련을 받을 권리, 일자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는 권리, 원하는 일자리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국민의 사회적 권리로 확립하는 것이다.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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