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태 봉합 안됐는데… 산업계 '노란봉투법' 공포

[머니S리포트 - 노란봉투법, 노사 갈등 뇌관으로] ② 파업 빈도 증가 및 피해 규모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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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논란이 21대 국회의 하반기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이 추진하는 해당 법안이 노조의 파업 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서다. 경영계에선 사업장을 불법으로 점거하는 강성노조의 파업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와 여당도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당한 노동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맞선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란을 짚어봤다.
정치권의 '노란봉투법' 제정 움직임에 산업계가 난색을 표한다. 사진은 지난달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고용승계 보장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노조 불법행위에 면죄부? 노란봉투법 대체 뭐길래
②대우조선 사태 봉합 안됐는데… 산업계 '노란봉투법' 공포
③"불법 용인" vs "노동권 확대"… 노란봉투법에 엇갈린 시선


산업계가 정치권의 '노란봉투법' 추진에 긴장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기업들에서 발생한 불법파업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파업이 일상화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노조 파업이 잦은 조선·철강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노란봉투법 대응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기업의 파업 대응 수단 뺏는 노란봉투법… 수 백~수 천억원 피해는 어떻게 하나


산업계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노란봉투법 제정 움직임에 난색을 표한다. 불법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아물지 않은 기업이 많은데 노란봉투법을 제정해 불법파업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노동 쟁의로 손해를 입은 기업이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청구 및 가압류 진행 등을 못하도록 막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노조 파업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잃는 셈이다.

정부 중재 없이 기업이 불법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은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유일하다는 게 산업계 시각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비판을 무릅쓰고 지난 8월 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 집행부를 대상으로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도 같은 이유다. 대우조선해양은 소송 청구 당시 "하청지회 불법 점거 및 파업으로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지회 불법파업으로 ▲매출감소 6468억원 ▲고정비지출 1426억원 ▲지체보상금 271억원 등 8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일부 하청지회 조합원이 파업 과정에서 옥포조선소 내 1번 도크(선박 건조공간)를 점거하며 선박을 물에 띄우는 진수작업을 방해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

불법파업의 피해를 입은 곳은 대우조선해양뿐이 아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부터 9월 초까지 이뤄진 화물연대 파업 영향으로 160억~260억원(간접 피해 포함)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CJ대한통운도 올해 초 발생한 택배노조 불법 점거 농성으로 인해 약 1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7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화물연대 총파업은 자동차·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산업계 전반에 총 1조600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혔다.


"노란봉투법 제정 시 파업 대응책 없어져… 피해 규모 커질 것"


산업계는 노란봉투법이 제정되면 파업 빈도가 늘고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은 지난 7월19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1도크(건조공간)에서 파업을 벌이는 노조. /사진=뉴스1
노란봉투법 제정으로 기업의 파업 대응 수단이 사라지면 불법 파업의 빈도가 늘고 피해 규모도 커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달 14일 전해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만나 노란봉투법 관련 우려를 전한 뒤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제재가 없다면 노사 쟁의 때 과격한 행위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접견 자리에 동석한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극단적인 노조 활동은 우리 기업의 아킬레스건을 끊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강성 노조 파업이 잦은 조선·철강업계는 노란봉투법 제정 움직임에 부담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손해배상소송 청구는 실제로 법적인 책임을 물어 보상을 받아내겠다는 의미보다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불법으로 번지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며 "노란봉투법이 제정돼 노조의 불법행위를 억누르는 장치가 사라지게 되면 불법파업의 강도가 강해질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각 회사는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막으려는 게 아니라 큰 갈등을 예방하려 한다"며 "노란봉투법에 대응할만한 마땅한 대비책이 없어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노란봉투법이 제정되면 사실상 노조의 모든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노조 파업으로 회사가 재산권을 침해받아도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란봉투법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배상 책임이 있다고 명시한 민법 750조와 배치되는 등 문제가 많다"며 "노란봉투법 문제가 철강업계만의 문제는 아닌 만큼 산업계 전반이 노란봉투법 제정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직장 점거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균형적 노사관계 확립을 위한 개선 방안'을 고용노동부에 건의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 외에 파업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로 관측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은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 방어권이 부족하다"며 "기업이 무분별한 투쟁으로 인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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