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미성·크로바 벌금형 받은 '롯데건설'… 시공계약 유지할 수 있을까

[머니S리포트 - 재개발·재건축 변함없는 '복마전'] ③ 미성·크로바 비대위, 손해배상청구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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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시공비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경우 건설업체 입장에선 단기간에 확실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최적의 먹거리다. 건설업체들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합원들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온갖 방법이 총동원된다. 승자 독식의 수주전에서 '페어플레이'는 없다. 때론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도 하는 현장에선 어제의 아군이 오늘의 적군이 되기도 한다. 영원한 아군, 영원한 적군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수십 년이 흘러왔고 시대가 변했지만 수주 영업방식은 바뀌지 않고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금품이나 향응 제공은 불법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해 놓았지만 이런 행위 없이 수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건설업계가 겉으론 '공정 경쟁'을 찾고 나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외치지만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에선 막걸리에 돈다발을 들고 다니는 건설업체 직원들을 볼 수 있다.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신유진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르포] 인천 숭의5구역 'SK vs 두산', 시공사 선정 난항
(2) [르포] 신반포15차 '2차전'… 대우건설 vs 롯데건설 또 만났다
(3) 잠실 미성·크로바 벌금형 받은 '롯데건설'… 시공계약 유지할 수 있을까


CI=롯데건설
시공능력평가 8위(2022년 기준) 롯데건설이 서울 강남권의 주요 도시정비사업지 여러 곳에서 각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연이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송파구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은 2017년 시공권을 획득,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판 결과로 인해 사업 추진에 암초를 만났다.

특히 미성·크로바 사업은 가뜩이나 설계 문제로 착공이 3년가량 미뤄지면서 그사이 건설자재 가격 인상과 함께 공사비마저 급등하면서 조합원들의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건설업계 안팎에선 추후 판결 결과에 따라 수주 제한 조치나 시공계약 취소 소송이 발생, 시공계약이 계속 유지될지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도정법 개정 전 금품 제공… '건설산업기본법'만 해당


앞서 정부는 2018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을 개정해 재건축·재개발 시공사가 수주 경쟁 과정에 금품·향응 등을 제공한 경우 기존 형사처분 외에 ▲시공권 박탈 ▲과징금 부과 ▲해당 시·도 정비사업 2년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을 시행하도록 했다. 건설업체와 계약한 홍보업체 역시 금품·향응 등을 제공했을 때 건설업체와 동일한 책임을 지도록 했다.

계약업무 처리기준도 제정해 금품·향응 제공 전력이 있는 건설업체에 대해 조합 내에서 자체적으로 입찰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법 개정 당시 과거에 있던 사건에 대해선 소급 적용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현재까지는 강화된 기준으로 처벌받은 업체는 없다.

이에 따라 롯데건설도 미성·크로바아파트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에 대해 강화된 도정법 대신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벌금 7000만원의 처분이 내려졌다. 업계에선 롯데건설이 도정법 개정 이후 불법 금품 제공 혐의로 첫 형사 판결받은 사건이란 점을 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성·크로바 조합원들은 설계 문제로 시간이 지체된 만큼 더는 공사를 지연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7월부터 올 4월까지 설계 심의가 진행된 끝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앞서 올 1월 송파구청의 착공 허가를 받았고 실제 착공이 이뤄진 건 지난 6월부터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 공사를 완료하고 입주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미성·크로바재건축 조합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마찰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측은 비대위에서 롯데건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시공사를 교체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2025년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시간이 지체될수록 조합원들의 손해가 커지고 재판 결과 전까지 조합원 90% 이상이 시공사 교체 없이 사업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래픽=김영찬 디자인 기자


비대위 "조합은 조합원 재산 지키는 데 관심 없다"


이와 관련 비대위 관계자는 "롯데건설과는 시공계약을 맺었지만 정작 입찰 과정에서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키지 않는 약속을 지키도록 해줘야 하는 게 책무임에도 조합은 (롯데건설을) 면책시켜주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관계자는 "조합 측이 조합원들의 재산을 지키는 데 관심이 없고 롯데건설의 시공권만을 지키는 데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롯데건설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해 1심에서 벌금 7000만원을 선고받았음에도 이를 항소하지 않아 (선고가) 확정됐다"며 "이런 사정을 보면 처음부터 약속을 지킬 생각조차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지에서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할 가능성에 롯데건설은 긴장하고 있다. 미성·크로바 조합의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 규정 제10조(건설업자 등 개별홍보 금지)에 따르면 건설업체 임직원과 홍보요원 등을 동원해 개별 홍보를 하거나 사은품·금품 제공 등 홍보에 관한 사항을 위반했을 때 입찰 자격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비대위 측은 롯데건설과 금품을 받은 조합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10월 중 재판 결과가 나올 예정인 가운데 결과에 따라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도 있는 만큼 조합이나 롯데건설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유진
신유진 yujinS@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신유진 기자입니다. 유익한 기사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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