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마저 포기, '결국 손절'… 에이블씨엔씨의 운명은

[머니S리포트 - IMM PE의 우울한 유통 투자 ②] 하락세에 투자해 손실 감수… 구원투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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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내 사모펀드(PEF) 운영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투자한 유통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때일지라도 업계를 이끌어온 주인공이라는 것과 '가장 잘 나갈 때' 투자했다는 점이다. IMM PE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샘, 에이블씨엔씨, 하나투어가 단적인 예다. IMM PE가 투자한 유통 서비스 기업의 성적표를 분석해봤다.
미샤 운영사 에이블씨엔씨가 매각 절차를 밟으며 기업가치 변화에 주목된다. 사진은 미샤 매장./사진제공=에이블씨엔씨
◆기사 게재 순서
① 상투였나?… 시총 '반토막' 한샘, 반등 묘수 없나
② 심폐소생마저 포기, '결국 손절'… 에이블씨엔씨의 운명은
③ '업계 1위' 하나투어, 되살아나나


1세대 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매물로 나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결국 손을 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 IMM PE가 크레디트스위스를 주관사로 선임하고 에이블씨엔씨 매각 절차를 밟는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보유 중인 에이블씨엔씨 지분 59.2%다.

IMM PE는 2017년 4월 에이블씨엔씨 지분 25.54%를 1882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4만3636원으로 계약 체결 당일(4월21일) 에이블씨엔씨 종가(2만8300원)보다 54%가량 높았다. 인수 이후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로 2039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IMM PE의 지분율은 59.2%까지 높아졌다. 추가 투자까지 총 3091억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인수 후 5년이 지난 현재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4000원대까지 떨어졌다. 9월30일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0일 기준 1230억원이다. IMM PE는 투자한 자금에 크게 못 미치는 가격에 '손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IMM PE, 왜 올리브영 잘나가던 2017년에 샀을까



미샤를 포함한 로드숍 브랜드 매장의 모습./사진=뉴스1
에이블씨엔씨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2000년 설립 이후 로드숍 열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창업자인 서영필 전 회장은 화장품 가격 거품을 제거해 대중에게 공급한다는 의지로 미샤를 설립했다. '3300원 화장품'으로 입소문을 타고 승승장구했다.

미샤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장했다. 론칭 2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2005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2012년에는 6만4040원까지 주가가 올라가기도 했다. 이때가 미샤의 전성기로 불린다.

미샤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다. 공교롭게도 미샤의 몰락은 IMM PE의 인수시점과 발을 나란히 한다. 결과적으론 IMM PE 입장으로선 외부 환경 급변으로 투자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평가다.

2010년 후반에 들어서며 다양한 로드숍 브랜드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헬스앤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이 화장품 편집숍 역할을 하면서 로드숍의 몰락이 시작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브랜드 상품만 있는 로드숍보다는 올리브영을 더 매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올리브영 매출은 에이블씨엔씨의 전성기였던 2012년 3075억원에서 에이블씨엔씨가 IMM PE에 넘어간 2017년 1조4281억원까지 급증했다. 반대로 에이블씨엔씨의 매출은 2012년 4522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2017년 327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의 매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로드숍 브랜드 흡수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H&B 스토어·한한령에 따른 내리막길, 투자할 기업 있나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에이블씨엔씨 매출 추이./그래픽=강지호 기자
2016년부터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영향을 받으면서 중국인 여행객이 급감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한한령 여파에 2018년 영업손실 190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2019년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중국 내 애국소비 트렌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까지 악재가 겹쳤다.

IMM PE에 인수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에이블씨엔씨 매출은 ▲2017년 3733억원 ▲2018년 3452억원 ▲2019년 4222억원 ▲2020년 3075억원 ▲2021년 2629억원 등이다. 2019년 '개똥쑥 에센스' 등 히트 상품이 등장하며 재기에 나서는 듯했지만 이후 코로나19 회오리에 휘말리며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를 겪었다.

올들어 1분기와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에이블씨엔씨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H&B 스토어에 화장품 브랜드 시장이 잠식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 위축도 우려된다. 다른 로드숍 브랜드와 다르게 신사업마저 마땅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심폐소생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시장에서는 에이블씨엔씨의 매각가를 1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에서 프리미엄화가 대세가 되면서 로드숍 위주의 K-뷰티 흥행은 2017년 이미 저문 상황이었다. (IMM PE가)한때 1위 로드숍이었던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상승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에이블씨엔씨에 시총 이상의 자금을 투자할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연희진
연희진 toyo@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유통팀 연희진입니다. 성실하고 꼼꼼하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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