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 지원' 롯데케미칼, 대규모 유상증자… 주주 배려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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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1조원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주주 피해가 우려된다. 주식 수가 늘어난 만큼 기업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영향으로 롯데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관측되는데 그룹 지시로 재무 부담을 늘리고 주주들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1월18일 공시를 통해 1조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주 850만주(보통주)를 발행하는데 발행가액은 1주당 13만원으로 예정됐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기업 운영에 5000억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도 6050억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 위해 총 2조7000억원가량을 사용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결정에는 주주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추가 발행한 신주를 주주들에게 돈을 받고 파는 방식이다. 롯데케미칼이 유상증자로 신규 발행하는 주식 수는 현재 상장 주식 수(3427만5419주)의 24.8% 수준에 달한다. 유통 주식 수가 늘었는데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으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롯데케미칼 주가가 신주 발행가액인 13만원 안팎으로 유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된 날 종가(16만7000원)보다 22.2% 낮은 가격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에게는 총 약 5876억원의 보유 현금을 지원하고 필요한 인수합병(M&A)에는 굳이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대출 또는 회사채 발행으로도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높은 금리를 부담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에 대한 원성이 자자한 이유다.

롯데그룹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롯데그룹 지배구조가 신동빈 회장→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으로 연결된 점을 감안해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었지만 그룹 차원의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유상증자 참여 여부도 확정하지 못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11월21일 유상증자 콘퍼런스콜에서 롯데지주의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에 대해 "개별기업 이사회 결의사항이어서 확정적인 답은 어렵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주주들은 주가 하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보유 주식을 팔거나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일부 주주들은 유상증자 시점을 지적하며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유상증자를 추진해야 하는가"라며 토로한다. 주가가 하락한 후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31일 '2022 최고경영자(CEO) IR Day'를 열고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년간 총 3000억원의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시황 악화 등을 이유로 중간배당 계획은 철회하고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롯데케미칼이 공언한 주주 환원 정책은 공염불이 됐다.


 

김동욱
김동욱 ase846@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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