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위, 현실 회피만 급급… 역사 속으로 사라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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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신작 게임의 사용 연령대를 결정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불명확한 선정 기준으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게임 유저들과의 소통은커녕 해명조차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비판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게임위는 최근 불공정 심의 논란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넥슨 서비컬쳐 게임 '블루 아카이브'가 선정적이라는 민원이 제기되자 갑자기 기존 등급(15세 이용가)을 '청소년 이용불가'로 상향 조정한 일이 도화선이 됐다.

게임위는 게임을 제작·배급하기 전에 등급을 매긴다. 선정성, 폭력성·공포, 사행성 등을 확인해 이를 결정한다. 다만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으로 유통되는 모바일 게임은 사후 점검을 통해 등급이 조정된다. 블루 아카이브가 돌연 등급이 바뀐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임위의 등급 분류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결정을 두고도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게이머들의 성토가 줄을 이었다. 게임위는 선정성을 이유로 블루 아카이브의 등급을 변경했지만 현재 노출 수위가 비슷한 게임들의 등급은 천차만별이다.

싱가포르 '와이푸-옷을 벗기다'는 유저가 여성 캐릭터와 가위바위보를 진행해 이길 때마다 여성 캐릭터의 옷이 사라지는 게임이다. 해당 게임은 15세 이상 등급으로 출시돼 선정성 논란이 일었지만 게임위는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반면 사행성을 지닌 게임에 대해선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는 과거 사행성 게임의 대명사인 '바다이야기'가 연상되지만 게임위는 전체이용가 등급을 매겼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게임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게임 등급분류 관련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체로 유저와의 소통보단 변명에 급급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밀실에서 등급 분류가 이뤄진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논란이 된 일에 대해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규철 위원장(전 동명대 게임공학과 교수)을 제외하면 게임위 위원 9명 중 게임업계 종사자가 없다는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게임 관련 전공자가 별로 없지만 꼭 게임물을 개발하고 저처럼 20~30년 근무해야만 전문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널뛰기 등급 분류가 이어지면서 게임위를 없애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게임위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심의 기능을 민간 기구로 옮기자는 주장이다. 중국을 빼면 정부 기관이 게임을 심의하는 국가가 드문 만큼 불투명·불공정 심의로 얼룩진 게임위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게임산업은 유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유저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게임산업은 장래를 보장받기 어렵다.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등 논란에 게임사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이후 소통을 강화하는 등 환골탈태했다.

게임위도 이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 등급 분류는 게임의 이용자층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다. 게임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무게를 다시금 직시해야 한다.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자신들을 바꿔 나가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양진원
양진원 newsmans12@mt.co.kr

안녕하세요 양진원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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