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이미지' 굴레 못 벗어나는 넥센타이어

[머니S리포트-"아들아 못 믿겠다" 넥센타이어 강병중 회장의 고심③] 가격 인상은 '언감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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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넥센타이어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대해 관련 업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내 타이어 3사가 모두 같은 조건인데 넥센타이어만 홀로 적자를 기록해서다. 넥센타이어를 이끄는 강호찬 부회장은 그동안 많이 쓰고 많이 버는 구조를 만들려 했지만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그만큼 씀씀이도 커져서 실속이 없었다. 그렇다고 하던 활동을 멈출 수도 없다. 사면초가에 빠진 강호찬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기사 게재 순서
①"아버지가 닦은 길만 걸었다"… 미끄러진 강호찬의 실적
②매출만 회복세… 적자에 빚만 늘어나는 넥센타이어
③'저가 이미지' 굴레 못 벗어나는 넥센타이어
④한타·금타 안하거나 접은 골프사업… 넥센은 왜 할까?


넥센타이어는 서킷(자동차 경주장) 드라이빙 등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서킷을 신나게 달리고 나면 타이어가 닳아 없어지기 때문에 일정 수준 성능만 낼 수 있다면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 무조건 관심을 끈다.

서킷 체험은 프로 카레이서처럼 초 단위 기록으로 승부를 내는 게 아니라 취미로 즐기는 것인 만큼 매번 수십 만원에 달하는 타이어 교체 비용은 무시할 수 없다. 넥센타이어는 이 같은 이들을 겨냥, 타이어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물론 이는 마니아층을 겨냥한 전략이지만 일반적인 타이어의 경우는 좀 다르다. 넥센타이어는 여전히 국내·외에서 '저가 타이어'라는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어서다.


저렴한 제품 가격은 강점이자 약점


그래픽=김은옥 기자
넥센타이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타이어를 교체할 때는 마모상태를 살펴 최소 2개 또는 4개 모두를 바꿔야 하는데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에겐 충분히 어필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가격이 저렴한데 무난한 성능을 보이는 제품이라는 의미다.

타이어 판매점 관계자는 "일반적으론 출고 때 끼워진 타이어(신차용타이어, OET)와 같은 제품으로 교체하기를 희망하는 운전자가 많다"며 "차에 관심이 많은 운전자는 고급 제품을 보지만 단순히 타이어만 바꾸려는 운전자는 가격만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저가 중국제 타이어보다는 낫지만 상위권 브랜드 제품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것. 타이어전문사이트 PPMC는 넥센타이어를 '중급'(mid-range)으로 분류하며 "시장 대부분 제품보다 저렴한 타이어로 큰 가치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제품 설명에서도 "장점으론 가격이 저렴하고 가격대비 좋은 가치"라고 평했다. 고성능 제품군에 대해선 회전저항은 낮지만 젖은 노면(wet)과 마른 노면(dry)에서의 트랙션과 브레이킹, 코너링은 평균에 불과하다고 했다. 타이어 관련 사이트인 1010타이어닷컴의 넥센타이어 리뷰를 보면 겨울용 타이어에 비교적 후한 평점을 준 반면 사계절용은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이 그동안 국내·외 스포츠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을 깨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업계 순위는 제자리걸음 중이고 부회장 취임 이후 대외 악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회사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위기를 맞았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액은 1조8955억원으로 연말이면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누적 영업손실은 651억원에 달한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넥센타이어의 실적은 물류비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려야만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하지만 브랜드 평가와 제품의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소폭 인상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격 인상 카드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유


그래픽=김은옥 기자
타이어업계는 넥센타이어가 제품 가격을 쉽게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다. 그동안 저가 정책을 펴온 탓에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인식이 굳어져서다. 게다가 국내·외 타이어업계 순위를 살펴보더라도 가격 인상은 어렵다는 평.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평균제품가격(ASP)은 지난해 1분기 5만5071원에서 올 2분기 6만4765원으로 인상됐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7만1614원이었던 한국타이어의 ASP는 올 2분기 8만1211원이었다.

타이어프레스 집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글로벌 순위(매출액 기준)는 20위권 안팎이다. 2017년 한때 19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이후 20위와 21위를 오가고 있다. 글로벌 순위 1~3위인 미쉐린, 브리지스톤, 콘티넨탈 등은 '톱티어'로 꼽히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브랜드만 보고 구매하더라도 최소한의 성능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가격을 인상해도 소비자의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던롭, 요코하마, 피렐리 등 상위권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톱티어보다 브랜드 평가는 떨어지지만 높은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제품 가격 측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란 게 타이어업계의 의견이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가격에 따라 제품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격이 비싸다면 상위 그룹 제품을 산다는 의미다. 신차 출고 때 끼워지는 타이어(OET) 납품 비중을 보더라도 가격전략을 살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넥센타이어는 현대차 37%, 기아 13%로 현대차그룹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FCA(현 스텔란티스)는 23%, 폭스바겐 4.1%로 알려졌다. 프리미엄브랜드보다는 대중브랜드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포르쉐와 BMW 등에 납품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모델이거나 기본 트림용 제품"이라며 "주요 전기차 OET 공급 실적은 다른 업체와 격차가 더 벌어진다"고 짚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품질을 크게 높인 제품을 내놓지 못한다면 저가 수주 전략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이 경우 다른 업체에까지 '코리아 디스카운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혁신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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