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금타 안하거나 접은 골프사업… 넥센은 왜 할까?

[머니S리포트-"아들아 못 믿겠다" 넥센타이어 강병중 회장의 고심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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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넥센타이어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대해 관련 업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내 타이어 3사가 모두 같은 조건인데 넥센타이어만 홀로 적자를 기록해서다. 넥센타이어를 이끄는 강호찬 부회장은 그동안 많이 쓰고 많이 버는 구조를 만들려 했지만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그만큼 씀씀이도 커져서 실속이 없었다. 그렇다고 하던 활동을 멈출 수도 없다. 사면초가에 빠진 강호찬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올해 개최된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경기장면 /사진제공=KLPGA

◆기사 게재 순서
①"아버지가 닦은 길만 걸었다"… 미끄러진 강호찬의 실적
②매출만 회복세… 적자에 빚만 늘어나는 넥센타이어
③'저가 이미지' 굴레 못 벗어나는 넥센타이어
④한타·금타 안하거나 접은 골프사업… 넥센은 왜 할까?


타이어회사가 골프공을 만드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사실도 아니다. 타이어 제조사들이 골프공을 만들기 시작한 건 타이어를 만들고 남은 소재를 골프공에 적용할 수 있어서다.

골프공 구조는 단순하다. 볼 안쪽 코어(핵)와 중간의 맨틀, 바깥을 감싸는 커버 등으로 구성된다. 코어를 몇 겹으로 하는지, 해당 소재 구성 방법 등의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 구조는 같다. 코어 소재는 탄성이 좋은 합성고무(PBR)가 쓰이며 커버는 고기능성 합성수지로 만들어진다. 타이어는 천연고무 외에도 추가적인 성능을 위해 석유화합물로 만든 합성고무를 섞으며 동그란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가볍고 튼튼한 코드가 필요하다.


넥센타이어도 눈독 들인 '골프공'


타이어회사가 지름 약 42㎜, 중량 45.93g의 골프공을 만들어 성공한 사례는 많다. 최초의 공기압 타이어를 만든 던롭은 1910년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를 활용해 세계 최초로 딤플볼(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공 표면을 동그랗게 파 놓은 형태)을 만들었고 이후 1963년 일본 스미모토고무공업에 인수된 뒤 1964년 골프클럽도 만들기 시작했다.

일본 타이어 제조사 브리지스톤은 1935년부터 골프공 제조에 나섰다. 그동안 '투어스테이지'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다가 지금은 타이어 브랜드와 같은 브리지스톤으로 통합, 관련 용품과 골프 클럽도 생산한다.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열린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최종전_사진제공=넥센타이어
국내에선 넥센타이어의 지주사 넥센이 골프 관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넥센은 2000년대 초반부터 골프공 제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선보인 골프공 브랜드는 '빅야드'로 현재도 중저가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2011년 경남 골프장 '가야CC'를 인수했고 골프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현재 KLPGA 정규 투어에 포함된 '세인트 나인 마스터즈' 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2012년엔 빅야드보다 윗급인 세인트나인 브랜드를 선보였다.

금호타이어는 1992년부터 '포스'라는 브랜드로 골프공을 생산하다가 2002년 사업을 정리했다. 한국타이어도 골프 사업을 검토했지만 '타이어만 잘 하기도 힘들다'는 이유로 사업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특수한 소재를 다루는 기술을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수도 있지만 본업에 충실한 결정이란 평가다.

넥센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비율은 ▲타이어 87.6% ▲자동차용 튜브 5.2% ▲골프볼 등 2.5%다. 골프볼 등의 매출은 755억3200만원으로 이 중 국내에서 63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골프공 외에도 굴 등 양식장에서 주로 쓰이는 '친환경 부표' 사업도 시작했다. 지난해 특허를 획득한 데 이어 올 초 해양수산부로부터 인증받았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넥센은 타이어 사업을 확장하는데 한계를 느껴서 골프로 영역을 넓혔다"며 "무엇보다 골프공은 타이어와 비교할때 크기 대비 단가가 비싼 만큼 매리트가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 골프공, 시장 평가는


넥센타이어 아마추어 골프대회 엔페라 챔피언십 /사진제공=넥센타이어
넥센은 세인트 나인 골프볼의 특징으로 '멘탈'(정신력) 관리 요소를 꼽는다. 골프공에 알록달록한 캐릭터를 그려 넣어 멘탈이 흔들릴 때 그림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는 것. 회사는 해당 그림을 색채 심리학을 적용한 '골퍼 멘탈컨트롤 전용 캐릭터'라고 소개하지만 실제 효과를 두고 골퍼들 사이에선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넥센은 골프 브랜드 세인트 나인을 홍보하기 위해 각종 골프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에 포함된 '세인트 나인 마스터즈'가 있으며 아마추어 대상 '엔페라 챔피언십'도 열고 있다. 넥센타이어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축구와 야구 등 스포츠 마케팅을 확대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용품 수입액 7억2200만달러(약 9786억원) 중 골프공은 14%, 골프채는 65% 비율을 차지했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골프공은 한 번 만족감을 느끼면 바꾸기 쉽지 않은데 실력이 향상될수록 제품 특성이 비슷하면서 성능이 좋은 것을 찾게 된다"며 "넥센은 수입 골프공 선호도가 유독 높은 국내 골퍼들의 성향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세인트 나인은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특별한 점이 없는 것도 한계"라고 덧붙였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와 골프공 모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보급형 이미지는 여전하다"며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성능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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