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은 '선(先) 해임안, 후(後) 탄핵'기조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며,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 카드를 검토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발의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동의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앞서 당 지도부는 전날(28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 책임자로 지목되는 이 장관의 파면을 요구한 바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의 후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이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든지, 대통령이 이 장관을 파면시키든지 하라고 기다리고 또 기다려 왔지만 참사 발생 한 달이 다 되도록 묵묵부답"이라며 "해임건의안 발의를 위한 실무적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을 모두 검토해온 민주당은 우선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해임건의안의 경우 국회 본회의 통과 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해임건의안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민주당은 탄핵소추안도 추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여당에 일단 공을 넘기고 이를 거부할 시 탄핵 절차를 추가로 밟을 수 있다는 기조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내 의견 수렴을 거친 뒤 30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국회법에 따라 12월 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보고한 뒤, 보고 후 24~72시간 이내인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동의로 발의되며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민주당이 169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독 의결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를 두고 '국정조사 합의파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산 통과 이후 국정조사를 해서 책임을 묻기로 한 것은 국조 결과로 책임 소재가 나올 때까진 해임건의안을 안 하겠다는 게 사실은 전제된 것"이라며 "사실상 민주당이 합의를 먼저 깬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향후 국조에 어떻게 임할지는 우리 당의 의견을 더 모아보겠다"고 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국조를 파기하겠다 결정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국정 조사를 하겠다고 양쪽이 서명한 다음에 잉크도 안 말랐는데 해임 건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국정조사를 할 이유를 없도록 (하는 것이다). 국조가 파기된다면 그 책임은 모두 민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처리한다면 이후 이어지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