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신약 보따리 들고 전 세계로… 존재감 '쑥쑥'

[머니S리포트-K-제약바이오 물 올랐다①] 비좁은 국내, 실력 키워 글로벌 무대 주름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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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해외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의약품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사이에 신약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서 존재감을 키웠다. 개발부터 품목허가, 판매까지 '원스톱' 시장 진입을 위해 아예 현지의 굵직한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는 등 체력까지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그동안 당장의 수익보다는 첨단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힘을 키워온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국내 제약사에선 처음으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했다.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자체 유통망을 통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사진은 SK바이오팜 본사 내부. /사진=SK바이오팜
▶기사 게재 순서
①K-신약 보따리 들고 전 세계로… 존재감 '쑥쑥'
②M&A로 한방에 가자… 전세 역전한 K-바이오
③"이젠 글로벌 호령"… 질주하는 바이오시밀러 쌍두마차


과거 국내 제약산업은 내수와 복제약(제네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지금도 중소 제약사는 신약 개발보다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생동성시험)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생동성을 입증한 제네릭 출시에 열중하고 있다. 제네릭 개발은 신약 개발에 비해 난도가 낮고 많은 자금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개발한 신약이 가장 큰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신약을 2개나 개발한 SK바이오팜과 국산 30호 신약 위식도 역류성 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해외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HK이노엔, 국산 31호 신약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보유한 유한양행이 대표적이다.



SK바이오팜, 후보물질 발굴부터 FDA 승인·유통까지 '원스톱'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서부터 FDA 승인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국내 첫 제약사다.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 등 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을 2개나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두고 직접 유통망을 구축해 엑스코프리 직판(직접판매)에 나서고 있다. 2020년 5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지난 3분기 환자 처방 건수는 약 4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엑스코프리와 경쟁하는 치료제가 미국에 처음 출시되고 나서 29개월이 됐을 때 처방 건수와 비교하면 약 80% 많아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처방 건수가 느는 만큼 매출 규모도 커지며 올해 3분기 만에 처음으로 연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 /사진=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의 처방 건수가 증가하는 이유와 관련해 SK바이오팜은 미국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존슨앤드존슨(J&J)과 유씨비(UCB) 등에서 20년 이상 치료제를 출시하고 판매한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를 확보해 영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이 엑스코프리의 뒤를 이을 신약을 지속해서 출시하기 위해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또는 기업 인수합병(M&A)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엑스코프리의 뒤를 이어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물질로는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카리스바메이트가 꼽히는데 3년 뒤인 2025년에야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FDA 승인절차가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SK바이오팜은 앞으로 최소 4년간 엑스코프리 매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에 유통망을 구축한 만큼 직판할 수 있는 신약이 많을수록 수익성에 유리하다"며 "지속해서 신약을 내기 위해 후보물질을 확보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위식도 역류성 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계열의 차세대 위식도 역류성 질환 치료제다. 사진은 HK이노엔 본사. /사진=HK이노엔


HK이노엔, 차세대 위식도 역류성 질환 치료제로 시장 주도


HK이노엔은 2018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30호 신약 위식도 역류성 질환 치료제 케이캡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중국 출시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힘쓰는 모양새다. 현지 제약사에 기술수출 등을 통해 지난 9월 기준 중국과 미국 등 34개국 진출로를 확보한 상태로 2028년 100개국에 케이캡을 진출시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계열의 치료제로 투약 이후 30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야간에도 우수한 위산분비 억제력을 보여 안정적 수면을 가능케 한다. 식사 전후 어느 때에도 복용할 수 있어 현재 위식도 역류성 질환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기반의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P-CAB 계열의 위식도 역류성 질환 치료제는 케이캡을 포함해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다케다제약의 보신티 등 3개뿐이다.

사진은 위식도 역류성 질환 치료제 케이캡. /사진=HK이노엔
국내에서 케이캡은 2020년부터 원외 처방실적 기준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1위 제품에 올랐다. 2019년 3월 출시된 케이캡은 2021년 시장점유율 10.6%를 차지하며 처방실적 1096억원을 기록했다. 국산 신약 가운데 처음으로 단일 제품만으로 연간 처방실적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에는 지난 10월까지 누적 처방실적이 10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늘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케이캡의 임상 3상 시험에 착수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1위 P-CAB 치료제로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며 "2028년까지 아시아, 중남미, 동남아를 넘어 유럽, 중동 등 100개국 진출이 목표다"고 말했다.

전통제약사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적극 활용하며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글로벌 출시 기대감이 높다. 사진은 유한양행 본사. /사진=유한양행


전통의 유한양행,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글로벌 신약 눈앞


올해 창립 96주년을 맞은 유한양행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약 출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임상 1상 시험을 마친 단계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는데 얀센이 렉라자 성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전임상 직전 단계의 렉라자를 기술도입했다.

얀센은 지난 10월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렉라자가 2025년 안에 연매출 50억달러(7조1300억원)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렉라자 매출의 10% 중초반 비율로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렉라자가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면 유한양행은 연간 최대 1조원가량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사진=유한양행
렉라자는 2021년 1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국산 31호 신약이다. 유한양행은 오는 12월2~4일 열리는 유럽종양학회에서 렉라자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2015년 후보물질을 도입한 이후 10년도 되지 않아 렉라자 출시 성과를 이뤘는데 이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던 것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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